고단백 다음은 아미노산…유업계, '기능성 경쟁' 2라운드
입력 2026.08.18 06:41
수정 2026.08.18 06:41
단백질 시장 성장에 고함량 경쟁 과열
아미노산·전해질 등으로 기능성 세분화
에너지젤 등 스포츠 뉴트리션 시장 공략
수년째 러닝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러닝과 헬스 등 생활체육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운동 전후 영양 보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유업계는 고단백 제품 경쟁을 이어가는 한편, 아미노산을 앞세운 스포츠 뉴트리션 시장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데 집중됐던 경쟁은 운동 목적과 섭취 시점에 따른 영양 보충 수요가 세분화되면서 아미노산과 에너지젤 등 기능성 제품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2018년 890억원에서 지난해 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8000억원대까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RTD(즉석음용) 단백질 음료 시장 규모를 세분화 한 결과, 지난 2020년 64억원에서 2025년 1245억원으로 집계됐다. 5년간 연평균 81%의 성장률이다.
유로모니터는 운동 문화 확산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스포츠 뉴트리션'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포츠 뉴트리션은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를 보충하고 운동 수행 및 회복을 지원하는 식품·음료·보충제 등을 말한다.
단백질 시장 성장과 함께 유업계의 경쟁도 단백질 고함량 중심으로 치열해지고 있다. 초기 20g대 단백질 음료부터 현재 40~60g대 초고단백 제품이 출시 되는 게 업계의 경쟁을 방증한다.
유통업계가 단백질·저칼로리 식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동시에 운동 상황에 맞춘 수요를 파악해 제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단백질 함량 수준에서 나아가, 아미노산·전해질·비타민 등 기능성 성분을 더하고 운동 목적과 섭취 상황에 맞춘 제품군을 세분화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미노산은 운동 후 회복과 근육 관리 등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백질을 잇는 주요 기능성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유업계의 관심 포인트다.
2024년 국제학술지 'Sports Medicine - Open'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에 따르면 BCAA(분지사슬아미노산, 필수아미노산 중 류신·이소류신·발린 3가지) 섭취는 운동 후 근육 손상을 보여주는 지표인 크레아틴키나아제(CK)와 지연성 근육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 아이마크그룹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 영양식품 시장 규모는 2024년 1조74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7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8% 성장한 2조200억원, 2033년에는 약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업계의 대응도 단순한 제품 추가를 넘어 운동 목적별로 영양 성분과 제형을 달리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단백질을 기반으로 아미노산과 전해질 등을 더한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기존 음료 중심에서 젤·분말 등으로 제형도 다양화하는 모습이다.
이영표와 함께한 '하이뮨 아미노포텐' 신규 TVC 공개 ⓒ일동후디스
업계 가운데 아미노산을 별도 브랜드로 출시해 시장 세분화에 발 빠르게 나선 기업이 일동후디스다.
회사가 지난 2024년 출시한 '아미노포텐'은 하루 2포 기준 필수아미노산 3600mg과 비필수아미노산 1500mg 등 총 5100mg의 아미노산을 담았다. BCAA를 2대1대1 비율로 배합했다.
일동후디스에 따르면 제품 개발에는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영표 해설위원의 영향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표 위원이 선수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국내 선수들이 운동 전후 해외 브랜드의 고함량 아미노산 제품을 섭취하는 것을 보고 일동후디스에 제품 개발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후 회사는 지난해 장거리·고강도 운동을 겨냥해 아미노산을 젤 형태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한 '하이뮨 아미노포텐 파워젤'을 출시했다.
올해 4월에는 아미노산과 전해질·멀티비타민을 담은 '하이뮨 아미노포텐 워터플러스', 7월에는 23종 완전 아미노산과 멀티비타민을 결합한 '하이뮨 아미노포텐 이뮨비타'를 선보였다.
'테이크핏 부스터' ⓒ남양유업
국내 대표 단백질 브랜드 중 하나인 '테이크핏'을 출시한 남양유업도 스포츠 뉴트리션 시장으로 제품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테이크핏 맥스'(단백질 24g), '테이크핏 프로'(25g), '테이크핏 몬스터'(47g), '테이크핏 익스트림'(60g) 등 고단백 음료를 운영하는 한편, 최근 '테이크핏 브레드밀'과 기능성 에너지젤 제형의 '테이크핏 부스터'를 더해 소비자 니즈를 세분화 하고 있다.
테이크핏 익스트림은 단백질 60g과 EAA(필수아미노산) 2만3000mg, BCAA 1만1000mg, 아르기닌 2000mg 등을 담았다. 6월 선보인 테이크핏 부스터는 단백질을 함유한 에너지젤 형태로 러닝과 마라톤 등 장시간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단백질을 몇 그램 넣었느냐 뿐만 아니라 아미노산 등 운동 목적에 맞는 성분을 어떻게 설계했느냐가 중요 포인트가 되고 있다"며 "단백질 쉐이크와 에너지젤 등으로 제형과 제품군이 확대되는 만큼, 단백질 시장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기능성과 제형을 둘러싼 '2라운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