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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대통령 보완 지시→與 수정…반복되는 정책결정 공식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8.14 06:00
수정 2026.08.14 06:00

세제개편·주택대책 발표 뒤 與서 현실론 부상

전현희 "1주택 비거주자 보호 의견 많았다"

전대 이후 당정청 정책 기능 정상화 여부 주목

1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린 가운데 관계자들이 회의실 문을 닫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정책안을 내놓은 뒤 이재명 대통령이 재검토·보완을 주문하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수정 논의에 들어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청와대가 국정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구조지만, 정부안이 발표된 이후에야 여당 내부에서 보완 요구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면서 집권여당의 사전 정책조정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고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 논란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뒤 기존 ISA 혜택 축소를 둘러싼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이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고, 민주당은 기존 ISA 혜택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수정 논의에 착수했다.


부동산 세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안 발표 이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문제 등이 불거지자 이 대통령이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고, 민주당은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세제개편안과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특히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완 요구가 잇따랐다. 전현희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부분 오늘 논의가 1가구 1주택 비거주자들에 대해서는 좀 보호를 해줘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대해서도 현행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영배 의원도 "큰 틀에서 1가구 1주택 비거주 문제를 포함해서 보유세는 좀 올리고 양도세는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느냐는 쪽이 숫자가 훨씬 많았다"며 "1주택을 거주·비거주로 나누는 것도 전체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을 두고도 보완 요구가 나왔다. 김영배 의원은 "공급의 속도나 실제 되는 걸 현실적으로 챙겨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재정 지원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남근 의원은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는 것보다 기존 대책의 실행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꾸 대책만 더하면 한 사람이 해야 될 일들이 3개에서 10개가 되는 것"이라며 "LH 조직도 확충하고 주택도시기금 사용도 과감하게 늘려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 이걸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과정을 정부안에 대한 뒤늦은 수정이나 당정 간 이견이 아닌 '숙의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전체적인 취지는 정부안 자체를 완전히 반대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고, 세제안이든 공급안이든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제에 대해서는 발표 이후 당에서 충분히 숙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고 당뿐 아니라 당정이 협의 중"이라며 "당정 간 갈등 측면을 부각하기보다는 실제로 그런 것이 있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숙의하고 있는 과정에 대해 충실히 봐달라"고 했다.


다만 정부의 정책 발표와 대통령의 문제 제기, 여당의 사후 보완이 잇따르는 모습은 집권여당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심을 미리 전달하고 정치적 파장을 조율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도 청와대가 정책의 큰 방향을 잡는 것 자체는 일반적인 정책결정 구조라면서도 이번 과정에서 여당의 역할은 충분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와대에서 큰 방향을 정하고 정부에서 구체적으로 다듬은 뒤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정책 결정 과정"이라면서도 "이번 사안 같은 경우에는 여당이 민심을 전달하고 반영하는 역할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면서 당의 정책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 교수는 "전당대회는 전당대회대로 하더라도 여당의 기본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제대로 안 돌아가고 있거나 언론이 주목할 정도의 존재감이 약해진 것 둘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오는 17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정책 조정 기능을 얼마나 빠르게 복원하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장 교수는 "누가 당대표가 되든 상대 쪽과의 정치적 갈등을 봉합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정 간, 혹은 당정청 간 정책 기능이 회복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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