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보상 8000만원 인정
입력 2026.08.12 11:29
수정 2026.08.12 11:29
"가족으로부터 보호받거나 부양받을 기회 박탈"
관련 사건 유족들 승소 이어져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데일리안DB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강제징용 피해자의 자녀 민모씨 등 유가족 5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본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일본제철은 민씨 등 4명에게 총 8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민씨는 강제징용 피해자 고(故) 민문식씨의 자녀다. 다른 원고들도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이다.
민문식씨는 일제강점기인 1942년 2~7월 일본 이와테현 가마이시 소재 제철소에서 강제징용을 당하다가 도주했고 1945년 귀국한 뒤 1989년 4월 사망했다.
자녀 민씨 등은 강제동원으로 인해 가족으로부터 보호받거나 부양받을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입었고, 이는 일제의 불법 식민 지배에 따른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따른 책임이 있는 만큼 2019년 4월 일본제철이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며 이 사건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떠오른 주요 쟁점은 강제징용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기간이었다. 손해배상 청구권은 통상 불법행위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다만 '장애 사유를 해소할 수 없는 객관적 사유'가 있다면 그 사유의 해소 시점을 소멸시효 기준점으로 본다.
대법원은 2012년 일본제철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처음 배상청구권을 인정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2018년 10월 전원합의체 재상고심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1심은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이 아닌 2012년 파기환송 판결 시점으로 소멸시효 기준점으로 계산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기준점을 2018년 10월로 해석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2023년 12월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가족들이 낸 이른바 '2차 소송'에서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피고를 상대로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11일에도 일본제철을 피고로 하는 유족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같은 취지로 유족들의 손을 들어주며 사측의 상고를 기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