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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여지책으로 지하주차장서 산책"…폭염에 더욱 힘든 반려동물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8.11 16:34
수정 2026.08.11 16:35

사람처럼 땀으로 체온 조절하는 능력 제한적

열사병 시 신속한 응급조치·동물병원 진료 필수

반려동물 건강·활동량 지켜 체력 유지하는 것도 중요

외곽에 편중된 실내 시설…"인식 전환 필요"

반려견과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11일 만난 직장인 송모(28, 서울 서초구)씨는 4살짜리 폼스키 '단비'를 기르고 있다. 송씨는 쉬는 날이면 요즘 에너지가 넘치는 단비의 목줄을 쥐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향한다.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에 지면 온도가 40도를 훌쩍 넘기면서, 맨발로 걷는 반려견이 아스팔트에 화상을 입을까 우려해서다.


폼스키의 특징은 털이 많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단비는 덥고 습한 야외로 나가면 금세 숨이 넘어갈 듯 헥헥거린다. 그런데 답답한 강아지용 신발은 완강히 거부해 저녁 산책마저 포기한 날이 수일째다. 산책을 못 해 스트레스가 쌓인 반려견이 집 안에서 부산스럽게 맴돌자 궁여지책으로 지하주차장을 택한 것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반려동물의 온열질환 및 화상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특히 지면 온도가 50도에 육박할 정도로 땅이 뜨거워진 상황에서 낮 시간대 산책은 엄두도 낼 수 없다. 도심에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적다 보니 반려동물에게도 이번 여름은 재난에 가깝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0분 기준 서울의 기온은 33.5도(℃)에 달했다. 뜨거운 직사광선으로 인해 노면온도는 50도에 육박한다.


이런 날씨는 반려동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인 개는 몸 전체에 땀샘이 없고 발바닥과 코 주변에 소량의 땀샘이 있다. 사람처럼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열사병, 탈수, 호흡곤란 등의 온열질환에 취약하다.


특히 코가 짧은 단두종, 노령견, 어린 강아지, 비만견, 심장·호흡기 질환이 있는 반려견은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여름철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시는 폭염기간 동안 반려동물에게 특히 위험한 행동으로 ▲차량 내 방치 ▲한낮 산책 ▲뜨거운 아스팔트 보행을 꼽고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반려동물이 과도하게 헐떡이거나 침을 많이 흘리고, 잇몸이 붉어지거나 비틀거림·구토·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짧은 시간 안에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시원한 장소로 이동시킨 뒤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물로 몸을 적셔 체온을 낮추는 등 신속한 응급조치와 동물병원 진료가 중요하다.


또한 폭염 속에서도 반려동물의 건강과 활동량을 지켜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실내에 있는 반려동물 동반 시설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외곽에 주로 시설이 위치해 접근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뛰놀기 위해서는 넓은 부지가 필요한데 도심의 경우 높은 임대료와 토지 가격으로 인해 수백 평 규모의 야외 공간을 확보하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송씨는 "실내에서라도 강아지와 맘 편히 걸을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싶지만, 반려견 동반 가능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다"며 "폭염이 길어질수록 반려견의 건강과 활동량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인프라 부재가 뼈저리게 와닿는다"고 토로했다.


이태형 수의사는 "외국의 경우 공원에서 일정 규모의 펜스를 쳐놓고 대형·소형견 구별 없이 놀 수 있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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