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안' 발표 미룬 장동혁…수위는 낮추고 조직정비는 속도
입력 2026.08.11 07:00
수정 2026.08.11 07:47
'취임 1년' 회견 금주 예정에서 26일로 연기
"구체적 개혁안보다 비전 제시될 듯"
조강특위는 재가동…당 조직 내부 정비 본격화
당내 갈등 분수령은 윤리위 징계 전망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여성·청년 당원교육 '2030 미래 의제 연구소'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취임 1주년 쇄신안을 통해 당내 퇴진론 정면돌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초 이번 주로 예정했던 발표 시점을 미루면서 개혁안의 강도 역시 다소 조절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전환이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의원들의 직접적인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공천·당원협의회 개편 등에서는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는 오는 26일께 당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이재명 정부가 여러 가지 실책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가 당 개혁 방안을 말씀하면 대여투쟁이 희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취임 시점으로 (발표를) 미뤘다"며 "당 후반기 운영 방안에 대해 원내대표를 비롯한 많은 의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발표하겠다는 게 대표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정강·정책과 당명 변경 등이 개혁안에 포함될지를 묻자 "대표가 여러 가지 옵션을 올려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서는 장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역 의원들을 겨냥한 고강도 쇄신책을 꺼내 굳이 당내 반발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개혁안보다는 개혁안 비전이지 않겠느냐"며 "개혁안은 아마 그 뒤 세부 안을 준비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당 조직 내부 정비는 이미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어 전국 당협 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조강특위는 기존 사고당협 32곳과 지난 당무감사에서 미흡 평가를 받은 37곳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10명을 제외한 27곳의 향후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조강특위 가동을 단순한 사고당협 공석 충원 차원을 넘어 장 대표가 자신의 구상에 맞춰 당 조직을 재정비하는 첫 단계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향후 당무감사 등과 맞물릴 경우 기존 당협위원장까지 포함한 추가적인 조직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국 대외적으로 내놓을 개혁안의 수위는 조절하면서도 당원과 지역 조직을 중심으로 한 내부 정비 작업은 먼저 시작한 셈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가 강조해온 '당원 중심 정당' 기조를 유지하되,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혁안의 세부 내용은 발표 직전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 관계자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 TF에서 장 대표가 언급했듯 현역 의원들 가운데 그간 당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의원들은 장 대표가 제안하는 개혁안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당원이 검증하고 국민이 선택하는 방식이라면 원내 의원들도 이 부분을 나쁘게 생각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 직전까지 의원들을 만나면서 장 대표가 개혁안의 세부 사항을 수정하거나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개혁파는 독자적 여론 구상
18일 징계 때 반발 커질 듯
이에 맞서 당내 개혁파는 '국민 중심 정당'을 강조하며 독자적인 여론전에 나설 방침이다. 개혁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당초 이달 예정했던 토론회를 장 대표의 쇄신안 발표 이후로 미루고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대안과 미래 관계자는 "지금처럼 민심과 당심 사이에 괴리가 있는 상황에서는 당 운영과 관련한 여러 제도를 손질해 민심이 보다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대중정당이라면 민심에 부합하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현재 당의 모습은 그 방향과 거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장 대표의 개혁안보다 오는 18일 예정된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이 향후 당내 갈등의 더 큰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징계 대상 의원들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앞서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 관련 징계가 법원 판단을 받은 전례까지 있는 만큼 징계 이후 갈등이 당내를 넘어 법정 공방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들을 징계하면 결국 법적으로 갈 수밖에 없고 당사자들도 당연히 가처분을 검토하지 않겠느냐"며 "그동안 징계가 법적 다툼에서 확실한 유효타를 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법원으로 넘어가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징계와 가처분, 법원의 판단까지 일련의 과정이 순탄하게 흘러갈 가능성은 낮다"며 또 다른 당내 갈등 국면이 열릴 가능성을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