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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50년 아성 SOT에 도전장"…이그니스, '열고 닫는' 캔 뚜껑 글로벌 표준 공략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8.10 15:25
수정 2026.08.10 15:28

독일 자회사 '엑솔루션' 개발 XO리드 기술

'뚜껑 따면 끝' 아닌 '개폐형 캔 마개' 전환

기존 캔 뚜껑보다 비싼 가격 혁신도 관건

박찬호 대표 "내년 IPO 염두하고 준비 중"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가 10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독일 자회사 '엑솔루션(Xolution)'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개폐형 캔 마개 기술 'XO 리드'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SOT(Stay-On-Tab)가 불과 10년 만에 50년 동안의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듯, 이제는 이그니스의 'XO 리드(XO lid)'가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겠습니다."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는 10일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본사 타운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독일 자회사 '엑솔루션'(Xolution)의 재밀봉 캔 마개 XO 리드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1975년 개발 된 후 현재까지 50년 이상 글로벌 캔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SOT 방식을 넘어, 캔 패키징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XO 리드를 차세대 표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국제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캔 음료 시장은 연간 약 5000억개, 60조원 규모로 매년 약 5%씩 성장 중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 제품이 SOT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SOT는 캔을 딴 뒤에도 손잡이(탭)가 캔에 붙어 있는 일반적인 캔 마개 방식이지만, 한 번 개봉하면 다시 밀봉하기 어려워 음료를 남겨 보관하거나 이동할 때 불편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그니스가 10일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독일 자회사 '엑솔루션(Xolution)'의 재밀봉 캔뚜껑 'XO 리드(XO Lid)'이 적용된 캔 음료에 표기된 사용 방법 설명서.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반면 XO 리드는 캔을 개봉한 뒤에도 다시 닫을 수 있는 개폐형 캔 마개로, 기존 SOT와 달리 재밀봉이 가능하다. 특히 별도의 설비 전환이나 공정 변경 없이 기존 음료 캔 생산라인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엑솔루션은 2017년 재밀봉 캔 마개 'XO 2.0' 개발과 초기 양산에 들어갔지만 생산 역량과 글로벌 사업 기반 부족으로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이후 이그니스는 기술 잠재력과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2022년 9월 엑솔루션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생산 인프라 확충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섰다.


박찬호 대표는 "엑솔루션은 세계 최초로 개폐형 캔 마개 솔루션을 상용화해 50년 넘게 멈춰 있던 캔 패키징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XO 리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지난해 글로벌 음료 브랜드의 공식 공급업체로 채택되는 등 기술력과 상용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그니스가 10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소개한 음료 캔 마개 기술의 연도별 변화 과정.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이그니스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 대형 제관사 아르다 메탈 패키징-유럽(Ardagh Metal Packaging-Europe·AMP-유럽)과 협력해 XO 리드의 글로벌 공급 확대에 나선다.


박 대표는 "캔 시장은 제관사와 글로벌 음료 브랜드의 채택이 곧 표준을 만드는 시장"이라며 "SOT가 불과 10년 만에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듯 XO 리드도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12일부터 적용되는 유럽연합(EU)의 포장재·포장폐기물 규정(PPWR) 시행과 친환경 패키징 규제 강화도 XO 리드 사업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2030년부터 재활용률 70% 미만 포장재의 EU 역내 시장 진입이 제한될 예정인 가운데, XO 리드는 이미 재활용성 81% 인증을 완료한 만큼 규제를 충족한 알루미늄 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기반도 확충한다.


현재 독일 브레멘과 체코에 분산됐던 생산 거점을 독일 뮌헨으로 통합하기 위해 지난 4월 생산·연구개발(R&D) 통합센터를 착공한 바 있다.


오는 12월 설비 반입을 시작해 내년 4월부터 전 공정을 자체 운영한다. 이렇게 되면 연간 생산 능력은 현재 1억2000만개에서 연간 약 6억개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이그니스는 XO 리드를 직접 생산·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특허를 다른 기업에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사업으로 수익모델을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3년 내 XO 사업 매출 800억원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로열티를 창출하는 기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그니스는 소비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성장시켜 온 브랜드 디벨로퍼"라며 "앞으로는 브랜드 사업에 더해 기술사업까지 성장축을 확대해 생산과 기술 라이선스를 아우르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그니스가 10일 서울 성동구 이그니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독일 자회사 '엑솔루션(Xolution)'의 재밀봉 캔뚜껑 'XO 리드(XO Lid)'가 글로벌 에너지 음료 '몬스터 에너지'에 적용된 모습.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다만 XO 리드가 산업 표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박 대표에 따르면 현재 SOT 방식 캔 마개의 단가는 개당 39~40원 초중반 가격대 수준인 반면, XO 리드는 이보다 최소 3배에서 최대 5배 가량 높은 가격에 생산되고 있다.


회사의 XO 리드 캔 마개가 현재 미국 온라인 유통 채널인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몬스터 에너지', 미국 판매 1위 보드카 하이볼 제품인 '하이눈(High Noon)'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만 적용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SOT보다 비싸면 아무도 쓰지 않을 것"이라며 "추후 코카콜라, 펩시 같은 대중적 탄산음료 브랜드에 도입 되는 것이 핵심이다. 공장 내재화가 완료되면 원가를 약 40% 절감할 수 있고, 2028년 초에는 기존 캔뚜껑과 비슷한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국내외 여러 기업이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아직은 원가 부담 때문에 상용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격이 낮아지면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활용 등 친환경 이슈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XO 리드가 알루미늄 캔에 플라스틱 개폐 장치를 결합한 탓에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재활용 공정에서 알루미늄을 파쇄·선별할 때 플라스틱의 95% 이상이 분리된다"며 "XO 리드에 들어가는 플라스틱도 1g대로 줄였으며, 캔 표면의 페인팅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뚜껑도 함께 제거되기 때문에 재활용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연 확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박 대표는 "시기를 특정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내년 정도로 바라보고 주관사 선정과 함께 상장을 위한 제반 사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4년 설립된 이그니스는 가정간편식(HMR)과 헬스케어, 음료, 뷰티 등 데이터 기반 소비재 브랜드를 개발·운영하며 기업 규모를 키웠다.


XO 리드 기술을 적용한 음료 브랜드 '클룹(CLOOP)'의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제로소다'도 생산하고 있다. 설립 첫해 1억원 수준이던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1932억원, 올해 3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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