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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글라스 보안 경쟁…촬영 표시·LED 변조 차단이 새 기준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8.10 11:52
수정 2026.08.10 12:04

삼성·구글·메타, 촬영 표시등 가리면 카메라 차단

개보위도 스마트 글라스 개인정보 보호 원칙 마련

ⓒ메타 홈페이지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주목받는 AI 글라스가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주변 정보를 인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주요 기업들은 촬영 사실을 알리는 LED(발광다이오드) 표시등을 넘어, 표시등이 가려지거나 훼손되면 카메라를 차단하는 기능을 도입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도 스마트 글라스의 개인정보 처리·보호 원칙 마련에 나서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 대응이 향후 AI 글라스 시장의 폼팩터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구글·메타, 촬영 표시등 가리면 카메라 차단…프라이버시 보호 강화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구글이 공동 개발한 AI 글라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Intelligent Eyewear)’는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AI 글라스는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폼팩터다. 실시간 안내와 통역, 눈앞의 장면 촬영, 현재 사용자의 상황과 이전 정보를 연결한 연속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삼성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가 제품 바깥쪽과 안쪽의 LED 표시등을 통해 촬영 상태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용자가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으며, 외부 LED 표시등이 가려지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촬영 기능이 제한된다.


사용자의 음성과 영상, 화면 공유 데이터는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는다.


메타는 지난달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 안내를 통해 AI 글라스 전면 LED 표시등이 촬영 시 깜박여 주변 사람들이 촬영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을 찍을 때는 짧게 깜박이고, 동영상을 찍을 때는 녹화가 진행되는 내내 깜박인다. LED 표시등에는 전원 스위치가 없다. 메타는 AI 글라스 첫 출시 때부터 이 기능을 탑재했다고 강조한다.


LED 표시등을 가리거나 비활성화하면 카메라도 작동하지 않는다. 레이밴 메타 등 메타의 2세대 AI 글라스는 LED 표시등이 가려진 것이 감지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비활성화되도록 설계됐다. 특히 LED가 물리적으로 변조되거나 훼손된 정황이 감지될 경우에도 카메라가 비활성화되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메타 측은 강조했다.


그러나 틱톡숍에서 구입한 스티커를 2세대 레이밴 메타 AI 글라스에 붙이자 카메라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LED 차단 감지 기능의 우회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공개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삼성전자 뉴스룸
스냅·로키드도 촬영 표시…애플 프라이버시 대응 주목

AI 글라스 시장에 뛰어든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소셜미디어·AR 기업 스냅(Snap)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제품이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기 전 명확히 묻고, 촬영이 진행될 때는 LED 표시등이 켜진다고 안내하고 있다.


스냅은 오는 9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새로운 증강현실(AR) 안경 ‘SPECS’ 출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제품은 미국·영국·프랑스에서 올가을 출시된다.


중국 AI·AR 기업 로키드(Rokid)는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 로키드 AI 글라스 스타일(Rokid Ai Glasses Style)을 공개했다. 음성 중심의 AI 안경으로 개방형 AI 생태계, 도수 우선(prescription-first) 디자인 등을 적용했다.


이후 로키드는 7월 국내 독점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양안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로키드 AI 글라스’로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일본 매체 임프레스 워치에 따르면 이 제품은 약 12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촬영할 때 LED가 점등된다.


AI 글라스를 준비중인 애플의 대응도 관심이다. 기존 온디바이스 AI와 개인정보 보호 기조를 바탕으로 단말 내 처리와 권한 관리 중심의 보안 체계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애플이 내년 6월 WWDC에서 첫 스마트 글라스를 공개할 계획이며, 2027년 말까지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출시가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기능과 관련 메시지를 정비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 얼굴 인식이나 메타의 ‘슈퍼 센싱(super sensing)’과 같은 상시 주변 인식 기능은 제외하고, 고객의 녹화물을 AI 모델 학습에 사용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 센싱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인식하는 개념이다.



스냅이 공개한 증강현실(AR) 안경 ‘SPECS’.ⓒ스냅
개보위, 하반기 스마트 글라스 개인정보 보호 원칙 마련

AI 글라스 보안 이슈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는 스마트 글라스 등 신기술의 개인정보 처리 원칙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처음부터 개인정보를 최대한 보호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7월 개보위 업무보고에서 스마트글라스, 로봇 등 현실 데이터 환경을 반영한 처리 및 보호 원칙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카메라·마이크 등을 통해 주변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주변인 데이터를 수집·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반면, 오남용 등 프라이버시 침해 위협도 존재함에 따라 균형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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