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졸전에 국회 청문회, 성 접대 파문까지…축구협회 ‘쑥대밭’
입력 2026.08.07 09:35
수정 2026.08.07 09:35
금융범죄수사대, 천안 협회 본사와 종로구 축구회관 압수수색
15년 전 외국인 심판들 대상 성 접대 사실 뒤늦게 드러나
청문회 불참했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는 문체부와 법정 싸움 예고하며 빈축
대학축구협회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된 6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코리아풋볼파크 일대가 한산하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직원들을 모두 외부로 내보냈다. ⓒ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협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은 파도 파도 끊임이 없고, 15년 전 외국인 심판들을 대상으로 성 접대를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충격을 안기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6일 오전 9시 충남 천안시 소재 대한축구협회와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2024년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 정몽규 당시 축구협회 회장,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 등이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수사에 나섰다.
이에 축구협회 직원들은 아무것도 손대지 말라는 지시와 함께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건물 밖으로 쫓겨나야 했다.
축구협회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북중미월드컵 졸전에 이어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협회 전반의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지난달 30일 청문회가 열린 지 일주일 만에 이번에는 경찰이 들이닥쳤다. 이날 압수수색은 무려 11기간 가량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규 전 회장이 월드컵 개막에 앞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수장을 잃은 축구협회는 국회 청문회에 불려가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고, 지난 4일에는 홍명보 전 감독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그야말로 초상집이 됐다.
여기에 협회는 지난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국내에서 개최된 2014 브라질 월드컵 및 2012 런던 올림픽 예선전과 평가전 등 총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 및 감독관 10여 명에게 성 접대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성 접대가 이뤄진 주요 경기는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오만과의 2012 런던올림픽 예선, 그리고 카타르와의 2012 런던올림픽 예선 등 총 7경기였다.
당시 협회 직원들은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법인카드로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행처럼 이뤄졌다고는 하나 부적절한 접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축구협회의 도덕성과 신뢰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자료사진)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 가운데 해외체류를 이유로 축구협회 청문회를 불참한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몰래 한국으로 귀국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성난 민심에 불을 지르고 있다.
6일 한겨례 보도에 따르면 북중미월드컵 직후 캄보디아 프로축구 구단으로 자리를 옮긴 이임생 전 이사는 직접 법정 공방에 뛰어들었다.
이 전 이사는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며 대한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행정소송에 소송참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체부는 홍 전 감독 선임 절차를 두고 문제가 있다면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김정배 전 상근 부회장, 이 전 이사 등에 대해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촉구한 바 있다.
이임생 전 이사의 법률대리인은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대한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간 소송에 이임생 전 이사 명의로 소송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임생 전 이사는 홍명보 전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해외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 속, 지난달 30일에 진행된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는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불참했다.
본인이 떳떳했다면 직접 청문회에 출석해 해명하거나 고개를 숙였으면 됐는데 스스로 기회를 저버렸다. 정작 청문회가 끝나고 나서야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는 그의 행보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