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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력 있는 바이러스만 5분 만에 ‘반짝’…KIST, 분사형 검사법 개발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6.08.06 12:01
수정 2026.08.06 12:01

세포 침투 과정 모사한 ‘비콘’ 개발…막 융합 때 형광 신호

100개 비인두 검체 분석…코로나19·독감·RSV 구분

상온 장기보관·대량생산 기술 확보해야 상용화 가능

FUSION 플랫폼 개념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별도의 전처리 없이 시료와 검출 용액을 섞거나 표면에 뿌려 감염력 있는 바이러스를 5분 안에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비인두 도말 검체 100개를 이용한 임상 검증에서는 실제 양성 검체를 찾아내는 민감도가 91.7%로 나타났다.


KIST는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김호준 박사 연구팀이 전남대학교병원 기승정 교수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와 함께 진단 플랫폼 ‘퓨전(FUSION) 어세이’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검출한다. 정확도는 높지만 유전자 추출과 증폭 과정이 필요하고, 이미 감염력을 잃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남아 있어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어 전파 가능성을 바로 구분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세포막과 결합해 내부로 침투하는 ‘막 융합’ 과정에 주목했다. 세포막과 유사한 지질막에 바이러스 수용체를 붙인 가짜 세포 ‘비콘(VEACON)’을 만들어 감염력 있는 바이러스와 만날 때만 막이 융합되도록 설계했다.


막 융합으로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비콘 내부에 들어오면 유전자 가위인 ‘Cas13a’가 작동해 형광 신호를 낸다. 감염력을 잃어 세포에 침투할 수 없는 바이러스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유전자 추출이나 증폭 과정이 없어 시료와 용액을 섞은 뒤 5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한 휴대용 형광 판독기를 이용하면 2분 만에 신호를 판독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와 A형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서로 교차 반응하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마스크와 나무, 스테인리스, 플라스틱 표면에 용액을 분사한 실험에서도 바이러스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이 구분됐다.


상용화되면 학교와 병원, 요양시설 등에서 감염 위험이 있는 지점을 확인한 뒤 소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착용한 마스크에 용액을 뿌리는 방식은 어린이와 노약자의 비인두 검체 채취 부담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연구단계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비콘을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제형과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해야 한다. 여러 신·변종 호흡기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하는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박재철 KIST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검출 용액과 시료를 섞기만 해도 감염성 바이러스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호준 KIST 선임연구원은 “마스크 등 일상용품에 직접 뿌려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눈으로 확인하는 새로운 방역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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