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는 서학개미, 절세 혜택에도 ‘미장’ 간다
입력 2026.08.06 06:28
수정 2026.08.06 06:28
정부, ‘서학개미 복귀 유도용’ RIA 내놨지만
국장 조정에 투자자 미국행…7월 매수 확대
양도세 공제 적용 금액, 美 보유액의 0.8%
낮은 국장 매력…펀더멘털·수익률 확신 부족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가 서학개미 귀환을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카드를 꺼냈으나, 서학개미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 조정이 시작되면서 미국 투자 열기가 되살아났고, 절세보다 수익률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미장 선호’ 심리를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주식 매도에 대한 양도소득세 공제율 80% 적용 시한이었던 지난달 31일 기준 RIA 전체 잔고는 2조1292억원으로 파악됐다.
양도소득세 공제율 100%가 적용된 5월 말(2조5073억원) 대비 15.08% 감소한 규모다.
앞서 올해 3월 정부는 해외주식 매도로 차익 실현한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RIA를 도입했다.
해외주식을 RIA로 이전한 뒤 매도하고, 매도 대금을 ▲국내 상장 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면 최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게 특징이다.
세제혜택은 매도 시점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해외주식 매도에 대한 양도소득세 공제율은 50%가 적용된다. 올해 5월 말까지는 100%, 지난달 말까지는 80%가 감면됐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조정을 받으면서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올해 1월 50억229만 달러에서 2월(39억4905억 달러)과 3월(16억9150만 달러) 감소세를 이어갔고, 4월에는 순매도(4억6893만 달러)로 전환했다.
5월 순매도 규모는 9억3977만 달러로 4월 대비 2배 이상 커졌으나, 6월 들어 매수(6억3296만 달러) 우위로 돌아섰다.
7월에는 매수세가 46억6862만 달러로 크게 확대됐는데, 이는 RIA 출시 전인 2월(39억4907만 달러)보다도 18.22% 높은 수치다.
이러한 분위기 속 지난달에는 RIA 출시 이후 처음으로 월간 순유출이 나타났다.
월별 순유입 규모를 살펴보면 RIA가 출시된 3월에는 4140억원, 4월 9249억원, 5월 1조245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6월 72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7월에는 5268억원이 빠져나갔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업계에서는 RIA의 절세 혜택만으론 서학개미들의 국장 복귀를 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절세 혜택을 위해 해외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가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80~100% 양도소득세 공제율을 적용받는 RIA 대상 금액은 2조1073억원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 평가액(한화 약 243조원)의 0.8% 수준에 불과했다.
나아가 RIA 가입자가 일반 증권계좌 등을 통해 해외주식을 매수하면 세제혜택이 축소되고, 공제율이 100%에서 50%로 낮아진 현 시점에서 RIA의 유인 효과가 한층 더 약해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으로 복귀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 한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 펀더멘털과 향후 수익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국장으로 복귀할 이유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RIA는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로 가져오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긴 상품이지만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투자 자유를 제한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는 장기적 우상향이 1순위인데, 단기간 급등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시장 체력이 약하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며 “미국 시장을 대체할 투자처인지 확신이 드는 상황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