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8종 잡는 신종 박테리오파지 발견
입력 2026.08.05 12:00
수정 2026.08.05 12:00
낙동강생물자원관, 국내 담수서 발견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8종 제어
신종 박테리오파지 A3676P의 투과전자현미경(TEM) 이미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내 담수환경에서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세균 8종을 동시에 사멸시킬 수 있는 신종 박테리오파지가 발견됐다. 일반적으로 1~2종의 세균에만 작용하는 기존 박테리오파지와 달리 서로 다른 종의 균주를 폭넓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생제 내성균 대응 기술로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관내 담수생물자원은행에 보관된 국내 담수 시료에서 신종 박테리오파지 ‘에이3676피(A3676P)’를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아시네토박터(Acinetobacter)는 하천과 호수 등 자연환경에 널리 분포하는 세균이다. 일부 종은 폐렴과 패혈증 등 병원 내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다제내성은 세균이 서로 다른 3개 이상의 항생제 계열에 내성을 획득한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인류가 직면한 핵심 공중보건 위협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 baumannii)를 신약 개발이 가장 시급한 병원체 1순위로 지정하고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전국 하천과 호수, 공장 폐수 등에서 수집한 아시네토박터 35개 균주를 조사한 결과 28개 균주가 다제내성균으로 확인됐다. 주변 환경에 항생제 내성균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진은 항생제 내성균을 제어할 대안으로 박테리오파지에 주목했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만 선택적으로 감염시켜 사멸하는 바이러스로, 차세대 친환경 항균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올해 1월부터 6개월 동안 담수생물자원은행에 보관된 국내 담수 시료를 탐색해 ‘에이3676피’를 발견했다. 실험 결과 에이3676피는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28개 균주 가운데 8개 종의 균주를 동시에 사멸시키는 광범위한 제어 능력을 보였다.
에이3676피는 다양한 산성도(pH)와 온도 조건에서도 높은 항균 활성을 유지해 환경 안정성도 확인됐다. 숙주 세균에 감염된 뒤 빠르게 증식해 세균을 효과적으로 사멸하는 특성도 나타났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속 세균에 대해 광범위한 항균 활성을 갖는 신규 박테리오파지 에이3676피 및 이의 용도’에 관한 특허를 올해 안에 등록할 예정이다.
김의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발견한 신종 박테리오파지가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 여러 종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병원 내 감염 관리는 물론 수처리, 환경 정화, 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미생물 제어 기술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