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카지노 투자전쟁…한국은 기금 부담부터 올리나
입력 2026.08.04 17:26
수정 2026.08.04 17:29
정부, 관광기금 최고 부담률 15% 검토
업계 "투자 여력 위축"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자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현행 매출액의 10%에서 15%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현행 관광진흥법 시행령은 카지노 사업장의 연간 매출액이 10억원 이하이면 1%, 10억원 초과 100억원 이하는 5%, 100억원을 초과하면 10%의 기금을 부과한다.
정부는 법률상 최고 부담률을 15%로 높인 뒤 시행령을 통해 새로운 최고 구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부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최고 부담률이 적용될 매출 기준과 기존 누진 구간의 조정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산업 성장에 비해 현행 부과 구간이 지나치게 낮게 설정돼 누진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30년 넘게 유지된 부과 체계를 산업 규모에 맞게 정비하고 카지노 매출 일부를 관광 인프라에 재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은 기업의 이익이 아닌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카지노 업체가 대규모 투자나 영업 부진으로 적자를 내더라도 매출이 발생하면 기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제도가 도입된 1994년 이후 외국인 카지노 전체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했고, 업체들의 기금 납부액도 1994년 12억원에서 지난해 3039억원으로 늘었다.
카지노 사업자들은 관광진흥개발기금 외에도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법인세 등을 부담하고 있다.
매출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기금의 최고 부담률까지 5%포인트 올라갈 경우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이나 적자 기업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카지노 업체들은 글로벌 복합리조트 사업자와 비교하면 사업 규모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약 1조1499억원, 영업이익 약 15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13.6%다.
GKL은 같은 기간 매출 4229억원, 영업이익 52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약 12.4%였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내국인 수요를 확보할 수 없어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부담이 크다. 호텔과 공연장, 쇼핑시설 등 비카지노 시설에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업계는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동북아시아 카지노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시설 투자와 마케팅에 투입할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해외 카지노의 명목 부담률만 놓고 국내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국가마다 고객 구성과 영업 규제, 법인세 체계, 카지노 외 시설의 수익 구조가 다른 만큼 전체 비용과 규제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2030년 개장을 목표로 건설 중인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다.
오사카 유메시마에 들어서는 복합리조트의 초기 투자액은 약 1조2700억엔에 달한다.
카지노뿐 아니라 호텔과 국제회의장, 공연·전시시설, 쇼핑시설 등을 갖춘 대규모 관광단지로 조성되며 2030년 가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리조트가 문을 열면 한국과 일본, 중국을 잇는 동북아 카지노 시장의 경쟁 구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도 이에 대응해 시설 개선과 콘텐츠 확충, 해외 고객 유치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매출 기준 기금 부담이 확대되면 투자와 마케팅에 사용할 현금이 줄어들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복합리조트의 시설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