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女 성추행한 중국男, 쫓겨나더니 "입국 시켜줘" 소송냈다
입력 2026.08.03 09:41
수정 2026.08.03 09:47
한국에서 여성을 추행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외국 국적 기업인이 입국을 허가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강우찬)는 외국 국적 기업인 A씨가 "입국 불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장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제주도 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한 법인의 회장인 A씨는 지난 2025년 호주 국적을 취득한 중국인이다.
A씨는 제주시 일대 대지를 약 338억원에 매수하고 숙박 및 휴양 시설 건립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등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 사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A씨는 한국인 여성을 상대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를 저질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인천공항 출입국 및 외국인청장은 A씨에게 입국 및 사전여행허가(K-ETA)를 불허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지난해 10월 입국불허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냈다. A씨는 처분의 법적 근거와 구체적인 이유가 제시되지 않아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 추행 사건 외에 다른 범죄 전력이 없고 기소유예 후 8년 넘게 추가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으며 고령으로 재범 위험이 낮아 입국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한국 내 투자 규모와 제주도 관광객 유치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입국 불허로 자신과 지역사회가 입는 불이익이 더 크다며 출입국 당국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과거 행위에 대해 "공공의 안전과 선량한 성적 풍속을 해치는 행위"라며 "범행의 성격 등에 비춰 비난 가능성이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소유예 처분 후 8년이 지났고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험성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A씨가 여전히 범죄사실을 부인해 과거 행위에 대한 책임 수용 측면에서도 충분한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출입국 관리, 특히 외국인의 입국에 관한 사항은 주권국가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행정청에 광범위한 정책재량이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외국인에게 기업 총수라는 지위나 상당한 경제적 기여 가능성 등 개인적·경제적 사정을 주된 이유로 입국과 체류를 허용할 경우 출입국 관리가 지향하는 공공 안전과 법 질서 유지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향후 재외공관을 통해 입국 규제 특별해제를 요청하거나 입국 제한 기간이 지난 뒤 관련 법령상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는 다시 입국을 신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