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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소화불량④] 삼전 대신 S&P500…롤러코스피에 지친 개미, 미국으로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08.02 07:04
수정 2026.08.02 07:04

사이드카 42회·서킷브레이커 9회

변동성 커지자 미국으로 눈 돌린 개미

배부르게 수익을 누리던 개미들이 난데없는 ‘급체’에 시달리고 있다. 끝없이 오를 것 같던 코스피는 급격한 변동성을 마주했고, 투자자들의 마음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반등을 기대하는 대신 ‘일단 피하자’는 심리가 커지면서 돈의 흐름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이 선택한 피난처는 어디인지, ‘주식 소화불량’에 걸린 자금의 행방을 추적해봤다. [편집자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지난 6월 56조5330억원에서 7월 15조7480억원으로 40조7850억원 감소했다.ⓒ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돈이 미국 증시로 향하기 시작했다.


반도체주 급락과 프로그램매수·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반복되자 국내 증시를 떠난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시장을 택하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지난 6월 56조5330억원에서 7월 15조7480억원으로 40조7850억원 감소했다.


한 달 사이 개인 순매수 규모가 72.1%나 줄었다.


반면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열기는 다시 달아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7월 들어 23일까지 약 25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6월(약 6억3300만 달러)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서학개미가 늘어난 건 국내 증시의 이례적인 변동성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가 42차례(매수·매도 각 21차례), 서킷브레이커는 9차례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 급등락 시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하는 장치이며, 서킷브레이커는 주가 급락이 이어질 경우 주식시장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다.


올해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연간 기록인 26차례를 이미 크게 앞질렀다.


상승과 하락을 가리지 않고 사이드카가 반복되면서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가 이어졌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장중 9114.55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29일 장중 5665.44까지 밀렸다.


고점 대비 37%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7월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1일에는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마감하며 하루 상승률과 상승폭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코스닥도 11.63% 급등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9.73% 오른 171만5000원에 마감했고, 장중에는 2009년 1월 이후 약 17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현재의 ±30% 가격제한폭 체계에서는 처음이다.


이처럼 폭락 직후 폭등이 나타나는 장세가 반복되며 투자자의 피로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수가 하루 10% 안팎으로 오르내리면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상승장에서 뒤늦게 진입했다가 다음 급락 때 손실을 볼 가능성도 커진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특정 종목과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보다 여러 업종과 글로벌 기업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미국 대표지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 투자도 개별 기술주 중심에서 S&P500 등 지수 투자로 넓어지는 추세다.


S&P500은 미국 대형주 500개에 분산투자하고, 나스닥100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한두 종목의 방향에 투자 성과가 크게 좌우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진정되지 않는 한 개인 자금의 미국 이동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는 하루에 10~20%씩 오르내리는 장세가 반복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정 종목에 베팅하기보다 S&P500이나 나스닥100처럼 시장 전체에 분산투자하는 미국 지수형 ETF를 선호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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