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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 찍고 한 달 만에 5000대로…올해 코스피에 무슨 일이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07.30 06:56
수정 2026.07.31 19:28

41번 사이드카·9번 서킷 발동

금융위기 뛰어넘은 롤러코스터 장세

연초부터 지난 29일까지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가 총 41차례(매수 20회·매도 21회), 서킷브레이커가 9차례 발동했다.ⓒ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9000선을 넘었던 코스피가 한 달여 만에 5000대로 추락했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반복적으로 발동하며 증시 변동성도 극에 달했다.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발언, 대외 변수마다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9일까지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가 총 41차례(매수 20회·매도 21회), 서킷브레이커가 9차례 발동했다.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연간 기록(26차례)을 이미 크게 넘어섰다.


서킷브레이커 역시 올해 들어 9차례 발동되며 이례적인 변동성 장세를 보여줬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 장중 9114.55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29일 5665.44까지 밀리며 37% 넘게 하락했다.


시장의 불안 심리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28일 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7.58% 오른 83.43을 기록했고, 장중 83.65까지 치솟았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다. 통상 증시가 급락할 때 상승하는 특성 때문에 '공포지수'로 불린다.


80선을 넘어선 VKOSPI는 시장 참가자들의 변동성 우려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증시는 정책과 대외 변수에 따라 크나큰 변동성을 보였다.


연초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감과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이어간 코스피는 지난 6월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AI 투자 피크아웃 우려와 미국발 반도체 조정,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급격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여기에 정부의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호남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정부는 기존 용인 클러스터와 지방 투자를 병행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지방 투자설이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평가한다.


이후에도 미국의 관세 정책, 주요국 통화 정책, AI 투자심리 변화, 기업 실적 발표 등 크고 작은 이벤트가 이어질 때마다 시장은 하루에도 5~10%씩 급등락했다.


이달 10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시장 안전장치가 사실상 일상화됐다.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는 정부가 추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도 한몫한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의 투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제도 도입을 추진했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지난 5월 말 출시됐다.


그러나 출시 직후 거래대금이 하루 10조원 안팎으로 급증하며 자금이 두 종목에 쏠렸고, 코스닥 거래대금 감소와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


당국도 뒤늦게 후폭풍을 인정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을 드러누워서라도 말려야했다"며 후회성 발언을 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지난 21일 개인 SNS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은 가급적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고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상품을 출시한 운용사 대표가 나서서 '투자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증권가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정책 신호와 대외 이벤트에 따라 시장이 과도하게 출렁이는 환경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신뢰를 오히려 떨어뜨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책 방향성보다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데, 단기 이슈에 따라 시장이 급격히 반응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 중심의 시장으로 복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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