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곡하지만 분명한 질책”…방탄소년단 ‘그래미 출품 거부’에 외신 주목
입력 2026.07.30 09:58
수정 2026.07.30 09:59
그래미 측, 방탄소년단 보이콧에 “유감이지만 이해하고 존중해”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 출품 거부에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의 결정을 그래미가 신설한 아시안 팝 부문에 대한 상징적인 거부로 해석했고, 그래미 측은 “분리가 아닌 인정의 확대”라고 반박했다.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영국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완곡하게 표현됐지만 분명한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멤버들은 전날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동일한 글을 올리고 올해 그래미 심사를 위해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아미와 자신들을 지지해온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가디언은 아시아와 라틴 팝 시장이 수십 년 동안 거대한 수익과 관객층을 형성해왔는데도 그래미 측이 이를 ‘새로운 장르’로 표현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별도 부문이 아시아 팝 아티스트를 주요 부문 경쟁에서 울타리 안에 가두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AP통신은 같은 날 일부 팬들이 신설 부문을 아시아 아티스트를 위한 ‘인종화된 장벽’(a racialized barrier)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케이팝(K-POP)이 세계적으로 거대한 영향력을 확보했음에도 그래미에서는 오랫동안 그 영향력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배경도 짚었다.
미국 코스모폴리탄은 같은 날 ‘BTS가 그래미의 새로운 부문을 거부한 것은 옳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매체는 음악적 배경이 서로 다른 아시아의 음악 장르를 하나의 부문에 묶는 것은 아시아 음악의 다양성을 단순화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의 발단이 된 ‘최우수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은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음악인 단체 레코딩 아카데미가 6월 16일 발표한 신설 부문이다. 케이팝과 제이팝(J-POP), 씨팝(C-POP) 등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시작됐거나 널리 인정받은 팝 음악 가운데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한 음원이 대상이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최고경영자는 29일 로이터에 전달한 서면 입장에서 방탄소년단의 결정에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음악 창작자로서 이를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설 부문에 대해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1만 5000명의 그래미 투표자에게 인정받는 아티스트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설 부문 출품이 본상 도전을 가로막는다는 우려도 부인했다. 메이슨은 올해의 레코드와 앨범, 노래 등 본상은 장르와 관계없이 모든 적격 음원에 열려 있다며 “아티스트는 두 부문 모두에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일한 음원을 여러 퍼포먼스 부문에 중복 출품하는 것은 제한되지만, 장르 부문과 본상에는 함께 출품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금까지 그래미에서 총 5차례 후보에 올랐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고, ‘옛 투 컴’(Yet To Come)으로 최우수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콜드플레이의 앨범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 참여 아티스트로 올해의 앨범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은 3월 20일 군 복무 이후 첫 완전체 앨범 ‘아리랑’(ARIRANG)을 발표했다. 이 앨범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해 유력한 그래미 후보로 전망돼왔다.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는 2027년 2월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