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배그 UGC-서브노티카로 성장축 강화...미래는 '피지컬 AI'(종합)
입력 2026.07.29 18:10
수정 2026.07.29 18:11
UGC·웰메이드 모드로 배틀그라운드 IP 수명 늘려
서브노티카 2, 얼리액세스 22일 만에 500만장…신규 IP 육성 체계 시험대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 인게임 이미지.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장수 지식재산권(IP) 'PUBG: 배틀그라운드'의 성장세에 신작 '서브노티카 2' 흥행을 더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배틀그라운드를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가 순환하는 플랫폼으로 키우는 동시에 서브노티카를 두 번째 대형 프랜차이즈로 육성해 성장축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크래프톤은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조6616억원, 영업이익 972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3%, 38.3%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92%에 달한다.
2분기 매출은 1조2902억원, 영업이익은 41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4.9%, 67% 늘었다. 부문별 상반기 매출은 PC 9242억원, 모바일 1조1537억원, 콘솔 377억원, 기타 5460억원이다.
PC 매출은 서브노티카 2 출시 효과와 배틀그라운드 콘텐츠 성과에 힘입어 2분기 처음 5000억원을 넘어섰다. 콘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3.3% 증가했다. 모바일에서는 신규 X-Suit '피닉스트라'가 역대 최대 일매출을 기록하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성장을 이끌었다.
크래프톤 산하 개발사 언노운월즈 신작 '서브노티카 2' 대표 이미지.ⓒ크래프톤
게임 넘어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배그…UGC·웰메이드 모드 확대
PUBG IP 프랜차이즈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PC·콘솔 매출이 37%, 모바일 매출이 18% 늘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PC에서는 '제노포인트'와 '페이데이' 등 기존 배틀그라운드 게임성을 확장한 '웰메이드 모드'가 이용자를 다시 불러들였다.
크래프톤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제노포인트의 긍정적인 이용자 지표와 상시 모드 전환 요구를 확인하고 후속작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도 신규 웰메이드 모드 2종을 선보이고, 2027~2028년 출시를 목표로 추가 모드를 준비한다는 설명이다.
모바일에서는 배틀그라운드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플랫폼 '월드 오브 원더'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는다. 한국·일본·인도 직접 서비스 지역에서 UGC 모드 이용 비중은 2분기 기준 10% 중반까지 올라왔다. 누적 창작 맵도 540만개에 달한다.
향후에는 나루토와 스파이더맨 등 글로벌 IP를 활용한 UGC를 확대하고 신규 재화 'WOW 토큰'을 도입한다. 창작자가 만든 맵 안에서 아이템을 판매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콘텐츠 제작과 이용자 참여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적 매출보다 크리에이터 생태계 확장과 이용자 체류시간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500만장 팔린 서브노티카 2, 새 프랜차이즈 되다
지난 5월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서브노티카 2는 출시 22일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장을 돌파했다. 기존작을 포함한 서브노티카 IP의 상반기 매출은 2325억원이다.
괄목할만한 부분은 신규 유저가 적극 유입된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서브노티카 1의 이용자는 약 1200만명인데, 서브노티카 2 이용자의 절반 가량은 전작을 경험하지 않은 신규 이용자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기존 팬덤에만 의존하지 않고 IP의 이용자층을 넓혔다는 의미다.
크래프톤은 서브노티카 2의 정식 출시 일정을 서두르기보다 향후 약 2년 동안 새로운 콘텐츠를 공급하며 팬덤과 커뮤니티 신뢰를 확대할 계획이다. 게임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게임 외 영역으로 서브노티카 IP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차기 프랜차이즈 후보 발굴도 한창이다. 오는 8월 게임스컴에서 PUBG IP 기반 신규 프로젝트를 비롯해 '노 로',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 '타래: 언바운드' 등 신작 5종을 선보인다. 시장 반응을 단계적으로 확인한 뒤 가능성이 검증된 IP에 투자와 퍼블리싱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킬러콘텐츠 확보 관건…주가 부양 시동
이처럼 기존작과 신작의 동반 흥행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한 크래프톤이지만, 리스크도 남아있다.
먼저 영업비용이 점차 증가 중이다. 2분기 영업비용은 8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4%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1.8%로 5.3%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일본 광고회사 ADK를 인수한 이후 ADK의 연결 편입과 앱 수수료·매출원가, 지급수수료 증가 등이 영향을 줬다.
크래프톤은 "ADK의 애니메이션 사업은 양호했지만 중동발 안보 위기 등으로 광고주의 집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광고 사업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연계한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배틀그라운드의 뒤를 잇는 킬러 콘텐츠 확보도 숙제다. 서브노티카2의 흥행으로 단기 수익 기대감은 커졌으나, 외부 스튜디오를 인수해 확보한 IP인 만큼 자체 개발 신규 IP의 장기 흥행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번 게임스컴과 다가오는 도쿄게임쇼(TGS) 등에서 이용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컨퍼런스콜에서는 크래프톤이 추진 중인 피지컬 AI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부터 피지컬 AI 월드모델(미래 예측 모델)이 각광 받고 있다"며 "게임 데이터를 보유한 게임회사들이 월드모델 개발에 유리함이 있다는 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을 비롯한 피지컬 AI 영역에서 크래프톤의 기술력을 적용하려 한다"며 "AI 투자 규모가 상당한 만큼 자체 투자를 비롯해 외부 투자 유치로 (사업을)더 성장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피지컬 AI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선 바 있다.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판단되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상반기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996억원을 배당했으며, 신규 취득분과 기존 보유분을 합쳐 431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한다. 3분기에는 자기주식 1000억원을 추가로 사들인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주가 수준은 여전히 저평가 됐다고 판단한다"며 "자사주 추가 취득 시점과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