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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벌고도 주가는 -12%…SK하이닉스, 5년 계약으로 답했다(종합)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7.29 11:58
수정 2026.07.29 12:06

매출 79조·영업익 60조…시장 기대에는 5%가량 못 미쳐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 76%…D램·낸드 가격 동반 상승

HBM4 하반기 확대·10여개 고객과 LTA…'수요 둔화' 우려 일축

ⓒ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실적이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는 발표 이후 약세를 보였다. 회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 확대와 고객사 장기공급계약(LTA), 선제적인 생산능력 확충을 내세워 '고점론' 진화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56.8%, 영업이익은 557.2%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각각 50.9%, 6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약 5%포인트 오른 7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8950억원, 영업이익은 98조152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시장 전망치와 비교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5% 안팎 밑돌았다. 최근 한 달간 증권사 전망치를 취합한 컨센서스는 매출 83조4601억원, 영업이익 63조5500억원 수준이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한 배경이다. 수요나 가격이 꺾였다기보다 일부 고부가 제품의 출하 시점이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판매 물량과 제품 구성이 매출에 영향을 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일부 고부가 제품의 출하 확대 시점이 하반기로 이월됐고 포트폴리오 구성이 전체 혼합 평균판매가격(ASP)에 영향을 미쳤다"며 "하반기에는 이러한 요인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2분기 수익성은 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함께 상승하며 끌어올렸다. D램 ASP는 전 분기보다 약 30% 상승했고, HBM3E와 인공지능(AI) 서버용 제품 판매 확대로 출하량도 한 자릿수 후반 증가했다. 서버용 저전력 D램인 SOCAMM2 판매도 크게 늘었다.


낸드 ASP는 전 분기보다 50% 중반 상승했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고, 자회사 솔리다임의 30테라바이트(TB) 이상 고용량 eSSD 매출은 3배 이상 확대됐다. 낸드 출하량은 10% 중반 늘었다.


하반기에는 HBM4와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기반 일반 D램이 실적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회사에 따르면, HBM4는 2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에 양산 공급을 시작했으며 하반기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수율과 품질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한 HBM3E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물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1c 기반 일반 D램 출하도 증가하면서 하반기 D램 비트그로스는 상반기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HBM4 판매 확대와 고부가 제품 비중 상승이 혼합 ASP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HBM4EⓒSK하이닉스

현재 차세대 HBM4E는 주요 고객사 대상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과 HBM5 등 후속 기술도 준비 중이다. 패키지 내부에 냉각 구조를 적용해 열저항을 기존보다 30% 이상 낮추는 'iHBM' 기술을 개발해 차세대 제품의 발열 문제에도 대응한다.


주요 고객들과는 2027년 HBM 공급 물량과 가격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HBM 가격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HBM이 일반 D램보다 생산 자원과 기술적 난도 등이 높기 때문에 일반 D램 시황만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공급 과잉설'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메모리 업황 변동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을 낮추고 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현재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개 고객과 LTA 협상을 마쳤으며 다른 주요 고객과도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을 기본으로 하되 고객과 제품 특성에 따라 조건을 달리한다. 계약에는 고객사의 중장기 물량 구매 약정과 예치금 등 이행 장치도 포함됐다"며 "수요 가시성을 높이고 투자와 생산 계획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실적의 하방 안정성과 시장 상황에 대응할 유연성을 함께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제기되는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고효율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임대 검토가 투자 축소의 신호라기보다 기존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이고 수익화를 본격화하는 과정이라는 판단이다. 회사는 AI 모델과 시스템의 효율이 개선되면 동일한 인프라에서 더 많은 이용자가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전체 AI 수요가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HBM뿐 아니라 에이전틱 AI용 서버 D램과 고성능·고용량 낸드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투자 규모는 40조원 후반으로 예상했다. 청주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2027년 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의 클린룸을 연 뒤 생산능력을 신속히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신규 낸드 생산기지 M17 투자도 단계적으로 집행한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93조9226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산 매각 및 평가이익 63조3000억원 등이 반영되면서 순영업외이익은 62조2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을 웃돌았다. 재무구조도 한층 개선됐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보다 33조6000억원 늘어난 88조원, 차입금은 7000억원 감소한 1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강화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관리하고, 추가 주주환원 방안도 검토해 연내 시장과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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