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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 300조 'FcRn 신약' 시장 정조준…6개 질환 공략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7.29 16:01
수정 2026.07.29 16:04

그레이브스병 등 미국 60만 환자 정조준

하반기 첫 임상 데이터가 로열티 가늠자

한올바이오파마 ⓒ한올바이오파마

한올바이오파마가 기술수출(L/O)한 자가면역질환 신약 '아이메로프루바트'가 적응증(치료 범위) 확대에 승부를 걸고 있다. 그레이브스병 등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대형 질환을 여럿 노리면서다.


적응증을 넓힐수록 한올바이오파마가 받을 로열티도 커진다. 성패를 가를 첫 임상 데이터는 올해 하반기 나올 예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아이메로프루바트의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 임상 2b상 결과가 발표된다. 이번 임상은 허가 신청 근거로 쓸 수 있는 '등록 임상'으로 진행됐다.


만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번 임상 데이터를 허가 근거로 인정하면 임상 3상을 진행하지 않고도 상용화 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 개발사로서는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이득이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체계가 자기 몸을 잘못 공격하는 병이다. 아이메로프루바트가 속한 FcRn 억제 방식은 염증 신호만 누르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병의 원인인 자가항체를 직접 줄인다. 자가항체가 몸속에서 오래 살아남도록 돕는 단백질(FcRn)을 차단하는 원리다. 자가항체가 원인인 병이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적용할 수 있어 적응증 확대도 쉽다.


가능성은 앞선 사례로 입증됐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네덜란드 아젠엑스다. 아젠엑스의 FcRn 치료제 '비브가르트'가 치료하는 질환은 중증근무력증과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CIDP) 둘뿐이다.


두 질환의 미국 환자는 3만6000명 안팎에 불과하다. 좁은 시장에서도 지난해 매출은 6조원을 넘었다. 대형 질환까지 적응증을 넓히면 훨씬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017년 FcRn 억제 방식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스위스 로이반트에 1~2세대 후보물질을 총 7600억원(5억250만 달러)에 기술수출했다. 대상은 미국 등 북미와 중남미,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개발 및 판매 권리다. 계약과 동시에 수령한 업프론트는 430억원(3000만 달러)이다. 나머지는 개발 단계를 넘길 때마다 마일스톤으로 받는 구조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아이메로프루바트는 그레이브스병과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 쇼그렌증후군 등 6개 적응증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결과는 올해 류마티스관절염을 시작으로 내년 그레이브스병과 중증근무력증, 2028년 쇼그렌증후군과 CIDP가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6개 질환을 합친 미국 현지 잠재 환자는 6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새로운 치료제 수요가 가장 높은 그레이브스병의 잠재 환자가 절반 수준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아이메로프루바트는 자가항체를 줄이는 정도가 74~80%로 경쟁 약물보다 높고 알부민 감소 같은 부작용도 없다"며 "환자가 스스로 주사하는 오토인젝터로 개발돼 투약 편의성까지 갖춘 만큼 여러 적응증으로 넓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한올바이오파마의 마일스톤 수익이 기대되는 이유다. 적응증 확대 등 아이메로프루바트의 상업성이 입증될수록 한올바이오파마가 받을 몫도 커진다. 업계 전망은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오는 2035년께 한올바이오파마가 아이메로프루바트를 통해 수령할 마일스톤과 로열티 등 수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경쟁자들도 대형 질환 시장을 노리고 있다. 선발 주자인 아젠엑스는 그레이브스병과 쇼그렌증후군 등 15개 질환으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존슨앤드존슨(J&J)의 니포칼리맙도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메로프루바트가 상업화에 이를 때까지 대형 질환 시장이 비어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비브가르트가 두 개 적응증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건 FcRn을 억제하는 방식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의 상업적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며 "향후 시장 재편은 어떤 업체가 대형 질환을 중심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는지, 얼마나 편리한 투약 방식의 치료제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올바이오파마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8.5% 늘었다. 당기순손익의 경우 영업외손실이 반영되면서 19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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