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빚 1100조 시대…폐업 늘고 연체율도 급등 '삼중고'
입력 2026.07.30 07:00
수정 2026.07.30 07:00
대출 잔액 1092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취약차주 연체율 4년 새 3배, 부실 경고등
최저임금 인상 부담…"지불능력 한계" 호소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직원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뉴시스
고금리와 고물가, 소비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경영 여건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빚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고, 폐업률과 연체율이 증가한 데다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부채·경영난·인건비 상승'의 삼중고에 직면한 탓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최근 고용노동부에 '2027년도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제출하고 재심의를 촉구했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지불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추가 인건비까지 부담토록 만드는 것은 고용 축소는 물론 결국 폐업까지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 자영업자들의 경영 여건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소공연이 제시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총대출잔액은 1092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취약차주의 연체율도 지난 2021년 말 4.36%에서 지난해 말 12.14%까지 상승하며 4년 새 약 3배 수준으로 뛰었다.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 회복은 더딘 반면, 금융비용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빚을 늘려 버틴 자영업자들이 폐업 이후에도 대출 상환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떻게든 개선될 희망을 갖고 조금씩 빚을 내면서 버티던 업주들이 폐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가게를 정리하려 해도 들어올 사람이 없어 권리금은커녕 남은 대출만 떠안은 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5년 폐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사업자는 97만6000곳에 달했다.
또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업자 폐업률은 8.64%인 반면, 소매업·음식업 등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주요 6대 업종의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식자재비, 인건비, 임차료 등 비용 부담의 충격이 영세 자영업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외식업계의 상황도 녹록지만은 않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매출은 하락하는 반면, 식자재 가격과 임차료 상승, 폭염 속 에어컨 가동에 의한 공공요금 등 고정비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가 열린 지난 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실 문이 비공개 회의로 전환되며 닫히고 있다. ⓒ뉴시스
최저임금 인상도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1만330원)보다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했다. 직원 한 사람이 월 209시간을 근로 했을 경우, 월급으로 치면 약 223만6000원에 달한다.
그러나 소공연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월 평균 영업이익이 2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와 같은 근로기준을 적용했을 때, 200만원의 소득은 지난 2023년 최저임금인 9620원 수준이다.
소공연이 "영세 자영업자는 월 평균 영업이익이 최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에 지불 능력을 고려한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배경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제자리인데 인건비, 식자재비, 임차료, 공과금 등 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일부 가맹점주를 비롯한 영세 사업자일수록 비용 증가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10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폐업률과 연체율 증가가 장기화 할 경우 지역경제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단순 매출 감소가 아니라 빚으로 버티는 구조의 장기화"라며 "내수 소비 회복을 위한 추가 세수 확보와 함께 핀셋 부채 조정이나 이자비용 부담 완화 등 복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