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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퇴로’ 마련하면 다주택자 ‘급매’ 풀릴까…“반짝 효과 뿐”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7.29 06:32
수정 2026.07.29 06:32

보유세 강화 무게, 부동산 시장 매물 출회 유도 ‘또’

다주택자 매물 추가 처분 기회, 내년 상반기 예상

“5월9일 전, 팔 사람 다 팔아…급매 나와도 효과 제한”

ⓒ뉴시스

정부가 보유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 위해 한시적 양도소득세 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 일정 기간 집을 처분할 기회를 준 것과 유사한 방식인데, 이미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데다, 신규 공급이 아닌 만큼 반짝 거래 후 매물 잠김만 심화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세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보유세 강화에는 사실상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려면 3배는 올려야 하지만 폭동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인상 폭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는 보유 주택 수 뿐 아니라 주택 가격과 실거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도권 다주택자는 보유세 강화의 우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와 달리 다주택자는 투기 수요로 분류되기 쉬운 데다,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과 매물 잠김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물론 보유세만 높이면 임차인에 대한 조세 전가로 이어져 전월세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일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보유세를 어떤 방식으로 강화할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며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세가 강화됐을 때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는 것 등 여러 건설적인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적으로는 다주택자의 퇴로 마련보다는, 이들이 보유한 주택을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게 넘겨 기존 주택 매물 공급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도 유사한 방식을 활용했다. 연초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가 지난 5월 9일 종료된다고 예고하면서 그 전에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다주택자 급매물이 늘었고, 일부 무주택자와 갈아타기 수요가 거래에 나서면서 거래량도 단기간 증가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재개 후 다시 매물이 줄고 가격이 반등하는 지역도 나타났다.


올해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이 이미 지난 만큼 세제개편이 확정되더라도 실질적인 영향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추가 처분 기간을 부여할 경우 내년 보유세 과세 기준일을 앞두고 매물이 집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이 주택 공급을 근본적으로 늘리는 대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 주택의 소유권을 다주택자에서 무주택자나 1주택자로 이전하는 효과는 있지만, 시장 전체의 주택 재고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 매물과 거래량이 증가하더라도 유예기간이 끝나면 다주택자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가 급감하는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신축 주택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일시적인 매물 출회 만으로 집값 안정 효과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주택자와 함께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보유·양도세 강화에 따른 퇴로 마련책이 예상되고 있으나, 이 같은 유형의 경우 매도 유인을 제공하더라도 순증 매물 규모가 미미하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전문위원은 “정부 목표는 세수 확보와 매물 확보로 보인다”며 “보유세 강화와 한시적 퇴로 마련은 이 두 가지를 다 달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상반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전 집을 팔 사람들은 이미 팔았다”며 “개편된 내용을 보고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가 있겠지만, 2만~3만가구 규모로 충분한 매물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상반기 다주택자 매물로 재미를 본 정부가 이번에도 단기 효과를 얻으려 하는 모습”이라며 “이렇게 급매가 나오더라도 대출이 나오지 않아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자들이 급매로 주택을 내놓으면, 부자들의 자식들이 그 집을 사는 꼴”이라고 말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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