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에 수면 위 오른 '이중당적'…국민의힘도 정비 나서나
입력 2026.07.28 04:10
수정 2026.07.28 04:10
양향자, '당원주권 보호 3법' 거듭 제안
"한국 정당사서 이중당적 사실상 방치"
책임당원들, 제도 개선 촉구 회견 준비
당내도 공감…"신천지 문제 털고가야"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들여다보는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가 신천지 총회 본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 3월 11일 경기 과천시 신천지 총회 본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8·17 전당대회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신천지의 집단 입당 의혹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제적으로 이중당적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도 유사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만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이중당적 문제를 이번 기회에 제도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한국 정치에 만연한 극단주의와 혐오정치의 뿌리에는 이중당적의 방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며 이른바 '당원주권 보호 3법'을 제안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블록체인 등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이중당적 여부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양 최고위원은 "국민 1인이 2개 이상 정당에 가입하는 것은 정당법 위반이며 이는 지난 2022년 헌법재판소도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당한 간섭과 정당 정체성 약화였다"며 "즉, 정당의 의사결정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보편적 의사를 소수의 조직화된 집단이 왜곡하면 결국 더 과격한 후보와 더 편향된 정치만 살아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당사에서 이중당적은 사실상 허용됐다. 특히 민주당 당원 사이에서는 소수 진보 정당의 당원이 되는 것을 마치 품앗이와 같은 선한 연대 행위로 여기는 문화가 있었다. 위법이라는 인식도 도덕적 가책도 없는 것"이라며 "본디 정치에서는 찬성보다는 반대하는 힘이 더 강하고, 공익보다는 개인과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 힘이 더 강하다. 이를 바로잡을 집단 지성과 보편 정서, 다수결의 힘이 이중당적자이자 위장 당원들에게 무력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부분은 현행법상 저촉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며 "당내 기구를 통해 입장을 정하고 방향을 곧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당 안팎에서도 이중당적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당적을 가진 사람의 입당 신청까지 받아준 사례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방선거 때도 시·구의원들이 당원을 모집하지 않았느냐. 당시 다른 당적이 있어도 일단 받아주는 경우가 있었다"며 "기업인들 가운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에 당원으로 가입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종교단체 문제까지 겹치면서 당에는 결국 극단적인 목소리만 남게 된다"며 "선관위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인데, 기술적으로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들도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움직이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던 최우성 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등 책임당원들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법 위반 이중당적 금지 및 당원주권 수호'를 주제로 한 청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원내 의원들이 이중당적 검증·차단 시스템 마련에 적극 나서도록 촉구하는 후속 기자회견도 논의 중이다.
한 책임당원은 데일리안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건전한 당원주권주의 문화가 확립될 수 있다"며 "민주당에서도 관련 논란이 불거진 만큼 이번 기회에 이중당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중당적이 현행법상 금지돼 있음에도 일반 국민 사이에서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꼽는다. 이 책임당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한 달만 당비를 낸 신규 당원들에게 당원 투표권이 주어졌던 사례를 언급하며 "기존 책임당원들 사이에서 경선이 외부 세력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이중당적 상태로 국민의힘에 들어온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과 결이 다를 수 있다"며 "이중당적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점을 인지한 사람들은 기존 정당을 탈당한 뒤 입당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모른 채 국민의힘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중당적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어느 정당이든 이중당적자가 경선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하는 운동이 필요하다"며 "검증 시스템을 갖추면 당내 의사결정 왜곡을 막는 것은 물론 당원들이 자신도 모르게 잠재적 범죄자가 되는 상황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의원들 상당수도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권 의원은 신천지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여야가 함께 관련 문제를 확인하고 청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특정 정파나 정치인이 외부 집단의 조직적 입당을 강요하는 행위는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각 정당과 선관위 합의로 정리하고 청산하자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 후보의 제안에 적극 찬성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신천지 문제는 당내에서도 한 번은 털고 가야한다는 이런 생각들에 의원들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