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중기대출 연체율 9년 만에 최고…'생산적금융' 딜레마 커진다
입력 2026.07.27 10:02
수정 2026.07.27 10:02
평균 0.55%…2022년 이후 매년 상승세
우리은행 0.75%…10년 만에 최고 수준
회수 포기 추정손실 3조 육박…건전성 부담 확대
정부가 생산적금융을 강조하며 은행들에게 기업대출을 강조하는 가운데 중소기업대출 연체와 부실채권이 치솟으며 은행권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생산적금융 정책에 따라 은행권이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대출채권도 3조원에 육박하면서 기업금융 확대와 자산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은행권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7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이 공개한 2분기 실적 자료(팩트북)에 따르면 4대 은행의 2분기 말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0.55%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1분기 말(0.5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직전 분기(0.52%)보다 0.03%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0.50%)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20%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023년 0.3%대, 2024년 0.4%대에 이어 올해 0.5%대로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0.44%에서 0.37%, 하나은행이 0.61%에서 0.59%로 각각 소폭 하락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0.46%에서 0.49%로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0.61%에서 0.75%로 0.14%포인트 급등했다.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지난 2016년 3분기(0.9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전반의 건전성도 악화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00%로 2015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핵심 금융정책으로 내세운 생산적금융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건전성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국면까지 맞물리면서 중소기업의 금융비용이 늘어나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도 최근 "생산적금융 본격화에 따른 기업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 등 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연체율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부실채권 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의 2분기 말 '추정손실' 규모는 2조991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2조9964억원)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3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추정손실은 금융회사 자산건전성 분류상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로,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여신을 의미한다.
금융그룹별로는 KB금융이 8072억원에서 8062억원, 우리금융이 8260억원에서 753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8601억원에서 9004억원, 하나금융은 5030억원에서 5310억원으로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확대는 정책적으로 불가피한 흐름이지만 경기 둔화와 금리 부담이 이어질 경우 중소기업의 상환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건전성 관리가 하반기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