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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연패 탈출' 박찬호 조카 김윤하…2년 만에 눈물겨운 승리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7.26 21:50
수정 2026.07.26 21:50

데뷔 첫 승 이후 18연패…KIA전 승리로 연패 마침표

롯데는 KT 10연승 저지, 두산은 곽빈 호투로 삼성 제압

김윤하. ⓒ 뉴시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5촌 조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그에게 다가온 것은 빛나는 영광이 아닌 지독한 연패의 잔혹사였다. 무려 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고개를 숙여야 했던 키움 히어로즈 우완 투수 김윤하(21)가 마침내 길고 어두웠던 터널 끝에서 눈부신 빛을 마주했다.


김윤하는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피홈런 3개를 허용하며 3실점(3자책)했다. 솔로포 3방을 맞으며 다소 불안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실점을 최소화했고 팀이 7-3으로 앞선 6회말 승리 요건을 충족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키움 불펜진이 KIA의 추격을 잠재우며 8-3 완승을 거둠에 따라, 김윤하는 그토록 바랐던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를 품에 안았다. 2024년 8월 7일 SSG 랜더스전부터 시작되어 무려 720일 동안 이어지던 지옥 같은 '18연패'의 사슬을 마침내 끊어낸 순간이었다.


김윤하의 프로 데뷔 첫 승은 강렬했다. 루키 시즌이었던 2024년 7월 25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특급 신인'의 탄생을 알리는 듯 했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삼촌 박찬호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듯한 위력적인 투구에 야구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은 찰나였다. 첫 승 이후 등판하는 경기마다 묘하게 꼬였다. 잘 던진 날에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비운의 패전을 떠안았고, 마운드에서 흔들린 날에는 어김없이 상대 타선의 집중타를 맞았다. 2024시즌 후반기부터 시작된 연패는 2025시즌 내내 이어졌고, 김윤하는 한 해 동안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17연패라는 잔인한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했다.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5일 두산전마저 패전 투수가 되면서, 김윤하의 연패 기록은 '18'까지 늘어났다. 이는 은퇴한 심수창(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보유했던 KBO리그 역대 투수 최다 연패 공동 2위에 해당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었다. KBO리그 역사상 김윤하보다 더 긴 연패를 경험한 투수는 한화 이글스 시절 19연패를 당했던 장시환 단 한 명뿐이었다.


김도영 30홈런. ⓒ 연합뉴스

자칫 장시환의 19연패 타이기록이라는 신음 속에 빠져들 수 있었던 위기에서 김윤하는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 탈출구를 찾아냈다. 첫 승을 거둔 지 정확히 2년 1일(720일) 만에 거둔 귀중한 승리였다.


이날 KIA 타선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김윤하는 4회말 KIA의 간판타자 김도영과 나성범에게 연속 타자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고, 5회말에도 박재현에게 우월 솔로 아치를 허용했다. 홈런 3방에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김윤하는 특유의 배짱을 발휘하며 연쇄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냈다. 주자를 모아두지 않은 상태에서 허용한 솔로 홈런이었기에 대량 실점으로 번지지 않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김윤하의 외로운 사투에 그동안 침묵했던 키움 타선도 화력으로 화답했다. 키움은 2회초 김건희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한 뒤, 3회초 김웅빈이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3-0으로 달아났다.


승부처는 4회초였다. 1사 만루 찬스를 잡은 키움은 추재현의 우전 안타로 1점을 더 보탰고, 이어 상대 구원 투수 김범수의 폭투와 맷 데이비슨의 중월 2타점 2루타를 묶어 4점을 대거 추가, 7-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사실상 김윤하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 준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키움은 8회초 대타 임병욱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쐐기를 박으며 8-3 승리를 완성, 막내 선발 투수의 긴 연패 탈출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승리 투수가 된 두산 곽빈. ⓒ 연합뉴스

한편, 같은 날 펼쳐진 다른 구장에서도 뜨거운 승부가 펼쳐졌다.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가 타선의 가공할 폭발력을 앞세워 KT 위즈를 15-1로 대파했다. 최근 타선 침묵으로 4연패에 빠졌던 롯데는 이날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15안타 15득점을 맹폭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창단 첫 10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했던 KT는 선발 맷 사우어가 3이닝 10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지며 연승 행진을 '9'에서 마감했다. KT는 8회초 2사에서 대타 류현인이 프로 데뷔 첫 솔로 홈런을 터뜨려 겨우 영봉패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선발 곽빈의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발판 삼아 선두 삼성 라이온즈를 7-0으로 완파했다. 2연패에서 벗어난 두산은 5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시즌 9승을 수확한 곽빈은 다승 선두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삼성은 3연승이 연마됐으나 리그 1위 자리는 유지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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