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되고 한국은 왜 안되나?”…美 핵협정 이중잣대에 비판 목소리
입력 2026.07.24 08:42
수정 2026.07.24 08:42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원자력협정이 중동 지역은 물론 한국에서도 핵개발 요구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디가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길로 이어지는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왜 사우디는 되고 우리는 안 되는가’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촉발했다.
한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 엄격한 안전조치 수용, 26기 원자로 가동 경험을 부각하면서 한국은 오랜 기간 미국과 우라늄 농축 권리를 놓고 협상해왔다며 아직 원전조차 건립하지 않은 사우디가 잠재적 농축 권한을 확보한 것은 한국에 대해 이중잣대가 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전에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자국도 핵을 보유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는 반면 한국은 결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약속해왔다고 강조했다.
NYT는 “이번 협정이 한국과 미국 간 (원자력)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계속 한국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 70년 된 동맹 관계에 깊은 균열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라는 비판했다.
한국 정부는 원자력의 평화적·상업적 이용 측면에서 원자력 연료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농축·재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에서 한국은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를 통해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미 에너지부는 전날인 22일 사우디와 원자력 협정(‘123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에는 우라늄 농축이나 사용후핵원료 재처리를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는 게 국제사회의 비판을 불러왔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 두 조항이 없다는 점은 사우디가 장차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우디와의 ‘123 협정’을 승인할 것”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이는 전적으로 사우디가 매우 존중받고 성공적인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고 정식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해야 원자력 협정이 효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