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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車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글로벌 빅테크 협력 늘린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7.25 14:29
수정 2026.07.25 14:29

정의선 회장,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참석

엔비디아·웨이모·구글 딥마인드와 협력 확대

차량·로봇→AI 팩토리→도시 인프라로 확장

2028년 미국서 연간 3만대 로봇 생산체계 구축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와 로봇, 공장을 넘어 도시 전체를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세계적인 제조 경쟁력과 로보틱스 기술,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웨이모·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지금은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의 피지컬 AI 설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피지컬 AI 전략의 종착지는 ‘도시 단위 통합 지능화’다.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개별 기기를 먼저 지능화하고, 이를 생산·물류·품질 전 공정이 연결된 AI 팩토리로 확장한 뒤 최종적으로 에너지와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도시 인프라 전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최적화한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피지컬 AI는 자동차 그리고 로봇과 같은 개별 디바이스 지능화를 시작으로 해서, AI 팩토리 같은 특정 공간의 지능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전체 도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운영되는 도시 레벨의 통합 지능화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지컬 AI 비전 구체화…빅테크 기업 손 잡는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경쟁력을 뒷받침할 세 가지 축으로 제조 역량과 로보틱스 기술, 데이터 선순환 구조인 플라이휠을 꼽았다. 세계 각지의 대규모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쌓은 품질·공급망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제품과 공정에 빠르게 적용하고 검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모바일 로봇 ‘모베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도 핵심 자산이다. 제조 현장과 차량, 물류, 로봇 운용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고, 개선된 알고리즘을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데이터 선순환 구조도 구축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제조 역량, 로보틱스 기술, 데이터 등의 강점과 빅테크 기업의 장점이 결합돼 피지컬 AI 시대의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빅테크와의 협력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 5만장 공급 계약을 맺고, 국내에 그룹의 ‘로봇 애플리케이션 센터’와 엔비디아의 ‘AI 기술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한 제조 디지털 트윈과 공정 최적화, 차량용 반도체·센서·아키텍처를 결합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협력한다.


양사는 국내 대학과 연구소, 스타트업에 연구용 로봇 모델과 표준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환경을 제공하는 ‘로봇 레퍼런스 플랫폼’도 공동 구축한다. 개발 아이디어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국내 피지컬 AI 기술과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정 회장은 “빅테크와의 협력 결과가 국내 피지컬 AI 산업 성장의 밑거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국내 로봇·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오픈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웨이모와는 자율주행 파운드리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조향·제동·전력 시스템 이중화와 기능 안전, 사이버 보안 등 자율주행 특화 사양을 적용한 아이오닉 5를 생산해 웨이모에 공급할 예정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구글 딥마인드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AI 모델과 학습 체계를 공동 개발한다.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고 인간과 협업하려면 하드웨어뿐 아니라 고도화된 AI 모델과 학습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토대로 2028년까지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갖추고,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 모델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등 생산 현장에 우선 투입한 뒤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피지컬 AI 산업을 뒷받침할 대규모 거점 구축에 나선다. 전북 새만금에 약 9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AI 수소도시 등을 아우르는 ‘새만금 AI 밸리’를 조성한다. 로봇 제조 클러스터는 자체 로봇 생산뿐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로봇 파운드리 역할도 맡는다.


영남권에는 향후 10년간 42조원을 투자해 AI 기반 제조 허브와 미래 항공·우주, 지속가능한 에너지 인프라가 집약된 첨단산업 거점을 육성한다.


자동차 제조사에서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의 차별점은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이미 갖췄다는 데 있다. 공장과 차량, 로봇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다시 AI 성능 향상에 활용하는 구조가 안착한다면 현대차그룹의 경쟁 무대도 완성차 시장에서 로봇과 제조 설루션, 도시 인프라 시장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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