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150조 생산금융’ 띄웠지만…가계빚·레버리지 복병 갇힌 ‘이억원호’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9.14 07:01
수정 2026.09.14 07:01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현안 산적…취임 1주년 ‘조용히’

‘관료’ 우려 털고 생산금융 띄웠지만

불어난 대출·증시 변동성 책임론 부상

정책 성과 및 시장 신뢰 회복 과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년간 정부의 핵심 정책인 포용금융·생산적 금융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도 속도감 있게 밀어붙였다.ⓒ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조용히 취임 1주년을 맞을 전망이다.


시장 안팎의 복합 위기와 산적한 현안 등을 고려해 공식적인 대외 행사나 기자간담회 등을 진행하기보다 현장과 실무를 챙기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5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해 비슷한 시기 금융위원회로 전입한 젊은 직원들과 식사하며 소통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통상 금융수장들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정책 로드맵을 밝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누적된 금융 현안이 많은 데다 2년 차에 접어들면서 마주한 정책적 부담감이 적지 않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물러났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대신해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이 후보자로 발탁되는 당국 수장들 거취에 변화가 생긴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억원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금융위를 안정적으로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위원장은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내는 등 정통 관료 출신으로 거시경제, 국제통상 등 여러 분야를 고루 경험한 ‘경제정책통’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취임 초기 국내 미시 금융 정책에 어두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주력하는 ‘15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금융권 안팎의 우려를 빠르게 불식시켰다.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국민성장펀드를 출범시켰고, 5년간 15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규모도 확대했다.


지난 5월 6000억원 규모로 판매된 1차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닷새 만에 완판돼 2차 판매를 준비 중이다.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을 마련했고, 중저신용자의 금융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신용평가 시스템 개편도 추진 중이다.


취약차주 보호와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수도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찾는 등 금융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현장 행보를 이어온 것도 눈에 띈다.


하지만 2년 차에 접어든 현 시점에선 풀어야 할 숙제가 더 많이 남은 모습이다.


통제 범위를 넘나드는 가계대출 관리는 시급한 당면 과제로 꼽힌다.


금융위는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선언했으나, 일률적인 가계대출 규제로 오히려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 압력을 더 거세게 만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해 6·27대책부터 올해 4·1대책까지 고강도 규제를 이어오며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듯했으나, 시장 반발에 결국 8·13대책에서 총량 목표치를 완화하며 정책 신뢰를 훼손했단 지적도 나온다.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 모두 꺾이지 않으면서 실수요자의 ‘주거사다리 회복’과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 사이의 정책적 딜레마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도 진두지휘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고위험 파생 상품의 성급한 도입으로 국내 증시의 쏠림과 변동성을 키웠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시장 규율을 바로 잡아야 할 금융위의 정책 공정성과 도덕성에 흠집을 남겼단 평가가 나온다. 흔들린 정책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밖에 굵직한 현안도 쌓여있다.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1년 넘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지주 CEO 선임 및 내부통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은행권 과징금 및 제재 수위도 확정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억원 위원장의 지난 1년은 비금융 관료 출신의 한계를 털고 정책 기반을 다지는 해였다면, 2년 차에 접어들어선 시장 신뢰 회복과 실행력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