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빛났지만’ 미국 국가 울리고 하프타임 쇼…변질된 월드컵
입력 2026.07.20 08:36
수정 2026.07.20 08:37
결승에 오르지도 않은 미국 국가 연주 논란
전반전 이후엔 ‘슈퍼볼’ 연상케 하는 하프타임 쇼
축구의 전통과 가치 훼손했다는 비판 쏟아져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서 미국 국가 부른 제니퍼 허드슨. ⓒ AP=뉴시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은 축구 고유의 전통을 깬 ‘미국식 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대회 결승전은 경기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경기 시작 직전 미국 국가가 연주됐고, 가수 제니퍼 허드슨이 제창자로 나선 게 논란의 시작이었다.
통상 월드컵을 비롯한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는 맞대결을 펼치는 두 출전국의 국가만 연주되는 게 관례다.
개최국 특혜라고 보기에는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의 국가는 울리지 않았기에 미국 국가만 결승전에 울려 퍼진 것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을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행사 규모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결승전에는 방탄소년단(BTS), 샤키라를 비롯해 로비 윌리엄스, 로라 파우지니, 니콜 셰르징거 등 유명 팝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는 대규모 하프타임 쇼 및 기념행사가 열렸다.
슈퍼볼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하프타임 쇼가 96년 역사의 월드컵 결승전에 등장한 첫 순간이었다.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서 하프타임 공연을 선보인 BTS. ⓒ AP=뉴시스
물론 BTS가 하프타임 쇼에 등장해 역동적 공연을 선보이며 한국의 문화를 알린 것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BTS가 역동적인 다이너마이트 공연 무대를 선보이면서 하프타임 쇼 무대를 빛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다만 BTS의 공연과는 별개로 통상 15분인 하프타임 휴식 시간이 25∼26분 가량으로 대폭 늘어나 논란을 불러왔다.
축구 규칙을 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전반전을 마친 뒤 선수들의 경기력과 안전 등을 고려해 하프타임이 15분을 넘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정작 FIFA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하프타임을 늘렸다.
물론 현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었겠지만 정작 결승전을 맞아 컨디션 조절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던 선수들에게는 평소보다 늘어난 하프타임이 뜻밖에 변수로 떠오르면서 FIFA와 미국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편, 경기 종료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객석 곳곳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장에 울려 퍼지던 음악이 묻힐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우승 트로피를 스페인 '주장' 로드리에게 전달했다. 이후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려가자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 세리머니 단상에 더 머물렀다. 로드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에도 버티고 있었다. 지난해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첼시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때 단상에 남았던 장면을 재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