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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파트 공급 딜레마③] “LH가 다 사준다”에도 공급 주춤…신청 줄고 착공 더뎌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7.18 07:00
수정 2026.07.18 07:00

올해 신축매입약정 목표 3.9만가구…건설업계 신청 저조

공사비 연동형 폐지에 ‘매입가격 현실화’ 요구 봇물

올해 수도권 착공 5341가구뿐, 미착공 물량 적체

LH 재정 부담도 가중…“비아파트 공급, 민간에 맡겨야”

한국토지주택공사 진주 사옥.ⓒ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축매입약정 목표 물량을 늘리며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연내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신청 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데다, 약정 체결 이후 실제 착공으로 이어진 물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매입가격 산정 방식이 감정평가로 일원화된 것과 관련해 매입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LH에 따르면 올해 신축매입약정 목표 물량은 총 3만9390가구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목표 물량은 3만4727가구였지만,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신축매입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목표치가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연말까지 목표 물량을 채우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신축매입약정 신청 건수는 5만8000여건으로,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신축매입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시작한 2024년(24만500건)과 지난해(28만8317건) 연간 신청물량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신청 물량이 모두 매입약정 체결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LH는 신청 사업을 대상으로 입지와 주택 품질, 매입가격, 사업 조건 등을 검토해 매입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가격이나 조건이 맞지 않는 사업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실제 약정을 체결한 물량은 2024년 3만8531가구, 지난해 4만8771가구로 연간 목표 물량을 달성하지 못했다.


물론 올해 공고가 지난 3월 시작돼 아직 신청 초기인 데다, 신청부터 심의와 감정평가, 약정 체결까지 수개월이 소요돼 약정 체결 실적이 연말에 집중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매입가격 산정 방식이 바뀐 영향으로 사업자의 참여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LH는 올해부터 신축매입임대주택의 매입가격 산정 과정에서 공사비 연동형 방식을 폐지하고 감정평가 방식으로 일원화했다.


공사비 연동형은 적정 건물 공사비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설계변경과 물가연동 등에 따른 공사비 증감 등도 반영된다. 지난 2024년 신축매입약정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공사비 연동형 제도를 마련했지만 2년 만에 폐지됐다.


반면 감정평가 방식은 주변 거래 사례와 시세, 입지, 건물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입가격을 산정한다.


아파트보다 매매거래가 적고 비교할 만한 거래 사례가 부족한 비아파트는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공사 원가가 반영되는 구조가 아니라 매입가격이 낮게 책정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LH 감정평가가 보수적으로 이뤄진다는 시선이 있다”며 “비아파트를 짓는 사업체들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 LH가 집을 다 사준다고 약정을 하니 적은 이익이라도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중동전쟁 때문에 공사비도 많이 올랐는데, 공사 원가조차 보존되지 않는다면 사업자들이 적자를 봐가면서 비아파트를 지을 이유가 없지 않나”고 지적했다.


매입약정을 체결한 물량도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LH가 국회 등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축매입임대주택 착공 물량은 수도권 1만522가구, 비수도권 3673가구 등 총 1만4195가구였다. 올해 1~5월 착공 물량은 수도권 5341가구, 비수도권 1037가구에 그쳤다.


정부는 신축매입임대주택을 아파트보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공급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있지만, 약정 체결 이후에도 장기간 착공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사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신축매입임대주택 사업 확대가 장기적으로 LH의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간 시장이 위축된 상태에서 LH가 매입 물량을 계속 확대할 경우 주택 매입과 관리·운영에 드는 비용이 누적될 수 있어서다.


특히 매입가격을 높이면 민간 사업자의 참여와 공급을 촉진할 수 있지만, 동시에 LH의 매입 비용과 부채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적정 가격을 둘러싼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비아파트 공급이 LH 전문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LH는 3기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공급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매입가격을 높여 공급을 촉진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럼 LH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주택수 제외 등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공급 기반을 확충해주는 편이 낫다”고 평가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LH 임대주택 중 임차인을 들이지 못한 집도 많다. 기존 임대주택도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역세권에 입지가 좋은 곳들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지만, 목표 숫자에만 치중하다간 오히려 공실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끝>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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