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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역설] "잔금 앞두고 길거리로"…'주거 사다리' 끊긴 대출 난민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7.15 07:09
수정 2026.07.15 07:09

"서민만 날벼락" 실수요자 발 동동

타행도 '대출 셧다운' 조짐 솔솔

대출 뚫어도…연 7%대 이자 폭탄

시민들이 은행 창구에서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계약하고 잔금 치를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출로 골치 아파졌다. 투기도 아니고 당장 들어갈 집인데, 이대로 계약금을 날리게 생겼다. 갓 태어난 신생아도 있는데 매일 밤 피가 마른다." (30대 예비 입주자 A씨)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전방위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입주와 잔금 납부를 앞둔 서민 실수요자들이 대출 난민으로 내몰리고 있다.


자금 조달 계획이 무너진 이들은 최악의 경우 계약금을 날리거나 입주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더 큰 문제는 대출 규제의 불똥이 주택시장 전반으로 튀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사다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끊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이미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액의 80%가량을 소진했다.


일부 은행은 연간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이미 초과한 상태다.


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압박이 거세지자, 은행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며 사실상 '셧다운'에 준하는 초강력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기존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내년 초에 6억원을 대출 받아 이사하려던 계획이 통째로 망가졌다", "아직 잔금일이 남았는데 대출이 아예 안 나올까 봐 너무 무섭고 불안해 죽겠다"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 상황도 비슷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여기에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가입도 제한하고 나섰다.


모기지 보험 가입이 막히면 대출 한도에서 '소액임차보증금(방공제)'만큼 차감돼 차주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수천만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


대출 규제는 더 나아가 시장의 거래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막힌 것은 물론, 1주택자의 기존 주택 처분이 어려워지면서 거주 이전의 자유 역시 차단됐다.


최근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사를 계획하던 C씨는 "더 좋은 환경으로 옮기기 위해 새집을 매매 계약했는데, 살던 집을 사기로 한 매수자의 대출이 막히면서 계약이 파기될 위기"라며 "기존 집이 팔려야 새집 잔금을 치를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간신히 대출 규제를 뚫어도 차주들 앞에는 막대한 이자 폭탄이 기다리고 있다.


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맞춰 대출 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일제히 축소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마저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가 연 2.75%로 0.25%포인트(p) 인상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지속되는 고물가와 고환율, 잡히지 않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긴축 전환이 불가피해서다.


이미 시장 금리는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5년)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68~7.39%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금리 하단이 0.42%p 급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정한 연간 대출 총량에 따라 은행들이 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압박이 결국 애꿎은 서민들만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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