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보이저'·'유스'를 지나 '보더라인'으로…마침내 기현이 마주한 확신 [D:인터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7.12 11:16
수정 2026.07.12 11:16

"잘생긴 사람은 많지만, 노래만큼은…보컬리스트 기현의 자존심

몬스타엑스 기현이 "이 곡을 타이틀로 하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는 확신 하나로 회사의 추천을 뒤로하고 '쏘 굿'(So Good)을 타이틀곡으로 낙점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몬스타엑스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현이 약 3년 9개월 만에 내놓은 솔로 앨범이자, 세 번째 솔로 작품이다.


두 번째 미니앨범 '보더라인'(BORDERLINE)은 기현이 군 전역 후 팀 활동과 글로벌 투어를 병행하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 틈틈이 치열하게 준비한 결실이다. 자신의 강점인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단단한 에너지와 압도적인 가창력을 거침없이 뿜어내며 한층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쏘 굿'을 비롯해 '보더라인'(Borderline), '스틸린 에어'(Stealin' Air), '도미노'(Domino), '레이지 데이'(Lazy Day), '레잇 나잇 드라이브'(Late Night Drive), '하울링'(Howling)까지 총 7곡이 수록되어 각기 다른 분위기와 감성을 전한다.


특히 기현이 이번 앨범을 선보이며 가장 강조한 것은 단연 '완성도'다.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결과물인 만큼, 대화 전반에는 음악을 향한 단단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실제로 이번 앨범은 2025년부터 곡을 받아오기 시작해 올해 2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하는 등 긴 시간 공을 들였다. 기현은 수록곡 수부터 원하는 분위기, 장르 구성까지 직접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A&R팀에 전달했고, 후보곡 선정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주체적인 의지를 전면에 투영했다. 전작의 성공에 따른 부담감을 압도적인 완성도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동안 군 복무를 마치고 몬스타엑스 활동과 투어를 병행하면서도 틈틈이 이번 앨범을 준비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많은 팬분들이 제 솔로 앨범을 기다려주셨고, 팬이 아닌 분들도 제 음악을 찾아 들어주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 좋은 앨범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타이틀곡 '쏘 굿'은 이번 앨범의 메시지를 가장 명확하게 담아낸 곡이다. 끊임없이 정답을 요구하는 목소리 속에서 결국 자신의 감각과 선택을 믿기로 결심하는 순간의 자유와 해방감을 노래한다. 스스로의 감각을 믿겠다는 노랫말은 실제 타이틀곡을 결정하는 과정과도 그대로 맞닿아 있다. 주위의 만류나 데이터보다 기현이 자신의 음악적 확신을 우선시해 낙점된 타이틀이다.


"7곡 가운데 4곡 정도가 타이틀곡 후보였어요. 수록곡이라고 하기에는 아까울 만큼 색깔이 강한 곡들이 많아서 마지막까지 고민했습니다. 타이틀곡은 앨범의 메시지를 대표하면서도, 제 음악적 색깔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회사에서는 '도미노'와 '보더라인'을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쏘 굿'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데드라인 직전까지 고민했지만 '이 곡을 타이틀로 하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결국 제 선택을 믿고 밀어붙였습니다. 그냥 단순히 즐기는 노래도 좋지만, 기승전결이 있으면서 서정적인 모습부터 시원하게 지르는 모습까지 다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하고 싶었거든요. 다른 사람도 부를 수 있는 그런 흔한 곡이 아니라, 제가 불렀을 때 온전히 '기현의 곡'이 되는 노래요. 제 보컬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는 판단이 섰기에, 최종적으로 '쏘 굿'을 타이틀곡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보이저'부터 이어온 여행은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기현은 '보더라인'을 솔로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새긴 앨범으로 정의했다.


"계속 여행을 통해 또 다른 저를 만나는 여정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보더라인'이라는 경계선을 넘어, 내 선택으로 선을 넘었을 때 그 앞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내 선택을 믿고 넘어갔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자유와 평안함을 담은 앨범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이후 앨범을 어떻게 풀어갈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까지가 또 다른 저를 만나고, 제 색깔을 하나씩 확정 짓고 모아가는 여정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솔로 아티스트로서 제 음악적 색깔에 도장을 꽝 찍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 색깔을 더 많이 퍼뜨리는 방향으로 다음 여정을 가져가고 싶어요."


또한 기현은 이번 앨범이 자신의 솔로 디스코그래피는 물론, 실제 삶의 흐름과도 가장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세 번째 앨범을 내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제 삶의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보이저'는 정말 에너지 넘치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출발했던 시작이었고, '유스'에서는 청춘과 순수한 감정을 이야기하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 '보더라인'은 지금의 제 나이와 가장 잘 맞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30대를 살아가면서 생각도 깊어지고, 많은 것들을 다방면으로 바라보게 됐고, 제 선택에 책임을 지게 됐거든요. 이번 앨범이 말하는 것도 결국 주변에서 정답을 강요하는 목소리가 많더라도, 내 선택을 믿고 나아갔을 때 얻을 수 있는 자유입니다. 의도했던 건 아닌데 그 메시지가 지금 제 삶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더라고요. 노래를 부를 때도 훨씬 더 이입이 잘 됐고, 계속 제 삶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번 타이틀곡이 단순한 음악적 변화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던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음악을 선택했다면, 이번에는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의 보컬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택했다.


"솔로 데뷔곡 '보이저'는 정말 시원하게 지르고 즐길 수 있는 곡이었고, '유스'도 신나면서 제 청춘을 담은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앨범이었습니다. 두 앨범이 그렇게 나온 건 제가 많이 밀어붙인 방향이기도 했습니다. 원래 저는 틀에 갇힌 사고를 하는 사람이었고, 20대 때는 강박도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록 음악을 하면서 그런 부분이 많이 해소됐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적어도 솔로 무대에서는 마음껏 뛰어놀고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으로 1, 2집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3집도 같은 방향으로 가려고 하니까 조금 피로감이 오더라고요. 물론 이번 곡도 록 기반의 밴드 음악이긴 하지만 굉장히 많은 것들이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섬세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시작하고, '보이저'처럼 무대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 신경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곡은 아니거든요. 제가 이 곡을 고르는 데 고민했던 이유도 다시 목도 많이 풀어야 하고, 컨디션에 많이 의존해야 하는 곡을 과연 해야 할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곡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어떻게 보면 밀린 숙제를 이제는 하자는 느낌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기현에게 '쏘 굿'은 오랫동안 그리고 있던 보컬을 가장 온전히 담아낸 곡이었다.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하는 그룹 활동과 달리, 솔로에서는 다양한 톤과 질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고, 그동안 추구해온 목소리를 이번 앨범에 녹여냈다.


"조금 전문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몬스타엑스 노래를 할 때는 댄스곡인 만큼 소리를 자유롭게 쓰지 못합니다. 띄운 소리를 사용해야 하고, 격렬한 안무가 동반되다 보니 무거운 소리나 다양한 톤을 쓰기보다 안정적인 소리를 유지해야 해요. 반면 솔로 앨범에서는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고, 적재적소에 바꿔 쓸 수도 있습니다. '유스'는 곡 분위기에 맞춰 청량하고 시원하게, 가사를 또박또박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쏘 굿'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브릿팝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어릴 적부터 가지고 싶었던 허스키한 목소리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물론 목에 부담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이 곡은 그렇게 불렀을 때 가장 빛나는 것 같았어요. 제가 원래부터 추구했던 허스키하면서도 까랑까랑한 질감, 서정적인 분위기부터 시원하게 터지는 고음까지 모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룹의 메인보컬과 솔로 보컬리스트의 차이도 분명했다. 기현은 메인보컬이 곡의 한순간을 완성하는 역할이라면, 솔로는 한 곡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지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의도적으로 몬스타엑스와는 다른 방향을 선택했어요. 몬스타엑스에서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에너지를 보여주는 팀의 색깔이 있다면, 제 솔로 앨범에서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록 기반의 밴드 사운드로 저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1집부터 꾸준히 밴드 사운드를 유지해 온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몬스타엑스에서는 짧은 파트 안에 곡의 정점을 찍어주며 마지막을 완성하는 느낌이라면, 솔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승전결을 온전히 저 혼자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하죠. 부담감도 따르지만 제 마음대로 곡을 요리할 수 있는 자유도 있고, 표현할 수 있는 폭도 훨씬 넓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색깔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굉장히 좋고 재미있습니다."


주헌과 아이엠, 형원 등 몬스타엑스 멤버들이 꾸준히 작사·작곡에 참여해온 것과 달리, 기현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분명히 구분했다. 잘하는 사람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많은 분들이 왜 직접 작사, 작곡을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도 여러 번 시도는 해봤습니다. 그런데 제 소신은 확고합니다. 굳이 제 능력이 더 뛰어나지 않은데 제 결과물을 넣어서 앨범의 퀄리티를 낮추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노래를 더 잘하기 때문에 가수를 하고 있는 거고, 작사·작곡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더 잘한다고 생각해요. 스타일링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부분은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힘이 된 건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해온 멤버들의 반응이었다. 처음에는 낯설게 받아들였지만, 녹음이 끝난 뒤에는 오히려 기현의 선택을 가장 먼저 지지해준 이들도 멤버들이었다.


"멤버들도 곡 분위기가 워낙 기존과 달라서 초반에는 저처럼 조금 헷갈려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녹음한 버전을 들려줬을 때는 주헌이나 아이엠처럼 곡을 쓰는 친구들이 '이건 해야겠다. 네가 이 곡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얘기해줬습니다. 군대에 있는 막내에게도 들려줬는데 처음에는 '형, 이거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데 괜찮아?' 하고 걱정을 먼저 하더라고요. 그런데 녹음본을 듣고 나서는 '좋다. 진짜 좋다. 형 괜찮은 것 같다'고 계속 피드백을 해줘서 조금 더 확신이 생겼습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눈에 띄는 스타일 변화도 있었지만, 기현이 이번 앨범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둔 건 보컬이었다. 그는 '노래를 가장 잘하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에는 제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저보다 잘생긴 분들은 너무 많지만, 저보다 노래를 기깔나게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활동은 보컬에 더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얼굴을 포기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팬분들이 만족하셔야 하니까요.(웃음) 다만 외적인 부분보다는 보컬에 조금 더 집중했습니다. 외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라면 이렇게 머리를 길러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팬분들이 장발 느낌을 많이 원하셔서 뒷머리도 길렀고, 빨간 머리도 거의 처음 해봤습니다. 앨범 분위기에 최대한 잘 어울리게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미니앨범에 7곡을 채운 데도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기현은 단순히 많은 음악을 들려주기보다, 언젠가 솔로 콘서트 무대를 꾸릴 수 있는 기반을 하나씩 쌓아가고 싶었다.


"저도 이제 세 번째 솔로 앨범을 내는 가수가 됐고, 몬베베분들도 솔로 팬미팅이나 콘서트를 많이 원하고 계십니다. 그러려면 무대를 채울 곡 수도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잖아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정말 하나도 버리고 싶지 않은 곡들만 모으다 보니 자연스럽게 7곡이 됐습니다. 미니앨범 치고는 곡 수가 많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콘서트를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제 고집이 조금 들어간 결과이기도 해요. 정규 앨범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는 미니로 선보이게 됐지만, 다음 앨범에서는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아쉽게도 올해 12월까지는 몬스타엑스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 당장은 어렵겠지만, 가능하다면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꼭 도전할 생각입니다. 너무 늦기 전에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어요."


기현이 이번 활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분명했다. 자신의 노래를 가장 자신답게 소화하는 가수가 되는 것, 그리고 '솔로 가수 기현'이라는 이름을 더 많은 이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다만 그가 바라는 성공의 기준은 단순한 순위나 기록이 아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을 듣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것. 그것이 기현이 꿈꾸는 성공에 더 가까웠다.


"정말 도달하고 싶은 목표는 제 노래가 제가 불렀을 때 가장 빛나는 노래가 되는 거예요. '원곡은 원곡자가 불렀을 때 가장 빛난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그게 그 노래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제 노래만큼은 제가 불렀을 때 가장 빛났으면 좋겠고, 그런 경지에 도달하고 싶습니다. 물론 결과가 잘되면 정말 좋죠. 하지만 저한테 제일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제 음악을 들은 분들이 '이 친구 음악 진짜 잘한다'는 인식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공에 대한 열망도 있지만, 제 음악의 가치를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요. 그리고 아직 길을 걷다가 지나가는 차 안에서 제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은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상적인 장면들이 조금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청 거창한 꿈이라기보다는, 그냥 제 작은 소망 같은 상상입니다."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