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부실 터지면 독박?”…‘포용금융’ 임원 도입에 ‘책무구조도’ 비상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7.09 07:09
수정 2026.07.09 07:09

취약계층 대출 늘리고 건전성도 관리

성과 부진, 책무구조도상 처벌 가능성

당국 압박, 진퇴양난…은행권 부담감↑

“시장 왜곡 우려, 정부 신뢰 무너질 것”

금융당국이 책무구조도 체재 하에 포용금융최고책임자를 신설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뉴시스

금융권의 책무구조도 도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책임경영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포용금융최고책임자’까지 신설을 예고하면서 은행권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포용금융전략추진단 산하 금융산업분과 회의를 개최하고 포용금융최고책임자(CIFO) 도입을 논의하기로 했다.


각 금융사에 포용금융 전담 임원을 두고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 및 채무 조정 등이 일회성에 끝나지 않도록 제도화한단 구상이다.


현재 금융권 전반에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된 상태다. 책무구조도는 모든 업무에 최종 책임자를 임원급으로 명확히 지정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제도다.


책무구조도 체제 아래 포용금융 전담 임원을 두는 것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내재화하겠단 복안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선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이미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비롯해 최고리스크책임자(CRO), 내부통제를 전담하는 준법감시인, ESG 조직 등이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포용금융의 특성과 책무구조도의 처벌 방식이 엇박을 낸단 점도 문제로 꼽힌다.


당국의 포용금융 확대에 따라 금융권에선 신용도가 낮고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취약차주, 소상공인 등 서민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들 여신은 일반 대출에 비해 부실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고금리 장기화 등 경기 악화로 취약계층 대출에서 대규모 연체나 부실이 발생하면, 책무구조도상 CIFO는 리스크 관리 실패 및 내부통제 소홀의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이 같은 부실 리스크에 대비해 대출 심사 문턱을 높이거나 공급을 조이면, 포용금융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지배구조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결국 핵심 쟁점은 CIFO를 도입해 포용금융의 성과를 어떻게 매기고 리스크를 관리할지, 문제가 발생할 때 그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부여할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논의하는 단계이지만, 제도 설계가 촘촘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실적과 부실에 대한 책임을 동시에 지는 방패막이 정도로 취급될 수 있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포용금융 내재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구두 압박이나 자발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던 수준을 넘어 제도적으로 금융회사의 목줄을 죄는 건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권에서 포용금융을 사업의 일부처럼 여기지 않고 ESG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하도록 두는 것이 낫다”며 “은행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고 기부금이나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은행 돈으로 정책을 펼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은행들은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데 포용금융은 리스크를 올리고 그에 따른 대가도 요구하지 말라고 한다”며 “포용금융 책임자까지 두면, 나중에 약간이라도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목이 날아가는 첫 순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 건전성과 반대로 가는 정책을 계속하면 은행보다 정부의 신뢰성이 먼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