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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과 화합' 기로에 선 국민의힘…윤리위 결단에 당 운명 정해진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7.08 06:00
수정 2026.07.08 06:09

윤리위 재가동에 당내 갈등 고조

"징계 정치" vs "통상적 업무"

정치적 의도 엿보이자 대립만 키워

장동혁, 당내 혼란에 중재 나설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징계 논의에 착수하면서 당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윤리위 재가동에 대한 정치적 의도를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입장이 엇갈려 충돌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당의 운명을 좌우할 칼자루를 윤리위가 쥔 탓에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리위는 7일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구에 대한 여러 억측이 나오자 언론 공지를 통해 "전날 회의는 징계 개시를 위한 회의가 아니다"라면서 "6·3 지방선거 기간 동안 접수된 다수 안건을 전체적으로 검토하는 회의였다"고 밝혔다.


윤리위에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부산 북갑)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도왔던 의원 등에 대한 징계 심의뿐만 아니라,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던 당내 개혁파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 요청서도 수십 건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윤리위는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징계 대상을 추리고 당헌·당규 위배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검토했지만, 징계 개시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윤리위 회의에선 단순 검토만 이뤄지면서 당내 시선은 징계 개시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두 번째 회의에 쏠린 분위기다. 윤리위는 "향후 회의 일정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당내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달 내 일부 사안에 대해선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지방선거 국면에서 중단된 윤리위가 재가동되면서 당내 분란 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우선 비당권파는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지만, 장 대표의 '당 기강 확립' 발언 이후 윤리위가 재가동됐다는 점에서 불신이 큰 상황이다. 당내 사퇴 압박으로 수세에 몰린 장 대표가 윤리위를 통한 '징계 정치'에 나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내 개혁파인 '대안과미래'는 이날 "다수 국민의 인식에 반하는 행위를 지속할 시에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에 나섰지만, 장 대표가 통합 차원에서 윤리위를 만류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한 비당권파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징계 정치를 펼친 탓에 우리가 심판받았다고 보는 만큼, 더 이상 징계 정치를 하지 말자는 분위기"라면서 "우선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놓는지 보고 대응해야 할 것 같다. 다만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에 제소된 모든 징계 사건에 대해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추가적인 징계 논의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당대표 사퇴 여론을 겨냥해 내부 투쟁이 아닌, 대여 투쟁에 집중해 달라는 취지로 통합 행보에 나선 것이다. 다만 당권파는 이미 '당대표 흔들기'가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판단하는 탓에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당이 당의 기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 어떻게 공포 정치가 될 수 있겠냐"며 "오히려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이야말로 공당으로서 무책임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안과미래가 윤리위 재가동을 두고 "공포 정치" "정적 제거" 등 비판을 쏟아내자, 당헌·당규에 따른 징계 절차를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7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안과 미래 조찬모임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윤리위 재가동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당권파는 그동안 활동을 멈춘 윤리위가 접수된 징계 요청서를 검토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인데, 정치적 의도를 씌우는 것은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지방선거 동안 몇십 건이 쌓인 안건을 그냥 놔두는 당이 어디에 있나"며 "향후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어떤 논란이 있다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해소되지 않은 채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은 이전투구 양상을 띠면서 대립만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중진 의원들은 신중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자칫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 있는 징계가 이뤄진다면 당의 분란은 더욱 극심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징계는 필요 최소한으로 해야 하는데, 한 의원을 도왔던 것이 해당 행위가 아니라든지 그걸 칭찬하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지금은 각자 반성하고 자성해야 하는데, 징계 칼을 너무 거칠게 들이대다 보면 또 다른 당의 분란의 요소로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신중하게 그리고 국민이 공감할 수준의 징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정점식 원내대표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징계는 징계 절차를 개시할 것인지 여부와 징계 대상, 혐의, 수위가 많은 당원과 의원,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한다"며 "아직까지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윤리위도 그런 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윤리위 입장에서도 현재 당내 상황이 딜레마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헌·당규에 기반해 판단해도 징계 대상이 비당권파인 탓에 자칫 징계 개시를 결정한다면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징계가 필요한 사안으로 드러났음에도 결정을 유보하거나 내리지 않는다면 당권파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장 대표가 '통합의 정치' 차원에서 중재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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