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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문이에게 엄중한 처분을"… 檢 자료속 조석래 회장의 마지막 호소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6.07.03 08:31
수정 2026.07.03 08:51

'효성 형제의 난' 조현문 강요미수 재판, 13년 갈등의 끝자락

검찰, "물려받은 돈으로 부모 겁박하고 회사 흔들어"

조현문 측, 혐의 전면 부인…"정당한 문제 제기, 무리한 기소"… 8월 분수령

효성 본사에서 열린 고 조석래 명예회장 영결식ⓒ연합뉴스

아버지는 암 투병 중에 아들 집을 찾아갔다가 세 번 문전박대를 당했고, 죽기 전 검찰에 아들의 엄벌을 탄원하는 진술서를 남겼다. 재벌가 분쟁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이 사건,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부사장의 강요미수 재판이 13년 갈등의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


檢, 공판갱신절차서 중형 필요성 주장 "4000억 재산 받고도, 가족·회사 공격"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갱신절차는 사실상 결심을 앞둔 양측의 최종 리허설이었다. 재판부 교체로 그간의 심리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각자의 논리를 총정리해 정면으로 부딪쳤다.


특히 검찰의 구술변론자료는 양형 공세에 무게를 실었다. 사건의 본질을 "물려받은 비상장주식을 비싸게 팔아넘기려 효성을 계획적으로 제압한 범행"으로 규정한 검찰은 존속협박과 효성그룹의 피해를 차례로 꺼냈다.


검찰 자료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 부부는 2015년 3월 부모 자택을 방문해 "당신들은 더 이상 내 부모가 아니니 이제부터 조석래, 송광자로 부르겠다", "어머니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고, 아버지도 감옥 갈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은 이 발언들이 우발적 감정 표출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된 압박이었다고 주장한다. 앞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보냈다는 'Talking points' 문건에 "모친을 제압하는 것", "가장 타격이 크도록 충격적인 메시지를 반복"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부모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음에도, 이를 가족과 회사를 공격하는 데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은 생전 진술서에 "4000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돈을 줬음에도 제게서 가져간 돈으로 여러 사람을 써서 부모를 겁박하고 형을 고발했다"고 적었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이 부모를 공격하는 소송 비용과 박수환 전 뉴스컴 대표의 수임료로 흘러갔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 명예회장이 조 전 부사장과 화해하기 위해 직접 집을 찾아가고, 비상장주식 정리 협상까지 시도했지만 조 전 부사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조 명예회장이 "이 사건은 범죄이지 단순한 형제간 재산 다툼이 아님을 알아달라"며 "아비의 심정을 헤아리시어 현문이에게 엄중한 처분을 내려 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양형자료로 제시했다.


여기에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고발과 소송이 그룹 전체에 막대한 유·무형의 피해를 끼쳤다고 봤다. 검찰 자료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조 전 부사장의 고발 이후 대대적인 수사를 받았다. 그룹 관련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임직원 100명 이상이 소환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국회 국정감사, 금융감독원 회계감리 등 유관기관 조사와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효성 측은 장기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대외 신인도와 브랜드 가치에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는 입장이다. 오너 일가 내부 갈등이 기업 전체의 사법 리스크로 번진 셈이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연합뉴스
변호인 "위법수집증거의 독수독과…검찰의 무리한 기소"


하지만 조 전 부사장 측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자신이 제기한 문제는 효성그룹의 불투명한 경영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고, 검찰이 가족 간 갈등과 별건 자료를 무리하게 엮어 강요미수로 기소했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첫 재판부터 "투명한 기업을 만들고자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위법수집증거와 공소시효 문제도 법정에서 다투고 있다. 이 사건 증거의 뿌리는 박 전 대표의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노트북 속 이메일인데, 검찰이 2016년 대우조선 사건과 무관한 조현준 회장을 참고인으로 부르면서 이 별건 압수물을 제시했고 그것이 고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변호인 측은 "영장 범죄사실과 무관한 별건 압수물을 고소인 측에 제시한 것은 위법수집증거이며, 그에 기반한 후속 고소와 진술도 '독수(毒樹)의 과실'"이라며 "여기에 공갈미수에서 강요미수로 죄명이 둔갑하는 등 검찰의 무리한 기소 프레임이 작동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8월 21일과 28일 조현준 회장을 불러 신문한 뒤 재판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조 회장이 법정에 서면 2014년 동생의 고발로 시작된 형제의 전쟁은 처음으로 두 당사자가 한 공간에서 마주하는 장면을 만들게 된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성사되는 대면이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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