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거진 계룡산의 녹음, ‘안전’이라는 준비물로부터
입력 2026.07.01 15:09
수정 2026.07.01 15:09
권욱영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장
권욱영 계룡산국립공원 관리소장
어느덧 신록을 넘어 짙푸른 녹음이 산등성이를 가득 채우는 계절이 찾아왔다.
이 시기 계룡산은 수려한 산세와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어우러져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쉼터를 제공한다.
주말이면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 계룡산의 품을 찾아 전국에서 모여드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도 바로 이 거대한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베푸는 넉넉함 뒤에는,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엄격한 규칙이 존재한다. 바로 ‘안전’이다.
산이 푸르러질수록 수풀에 가려진 등산로의 위험 요소들은 늘어나고, 여름철 급격한 기온 상승과 예기치 못한 기상 변화는 탐방객의 안전을 언제든 위협할 수 있다.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책임자로서 아름다운 계룡산을 찾는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 선택과 지정된 탐방로 이용’이다.
여름철 산행은 다른 계절에 비해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 계룡산은 완만해 보이는 코스부터 암릉 구간이 포함된 난도 높은 코스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준비 없는 무리한 산행은 탈진이나 골절 등 큰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또한 푸르게 우거진 수풀은 자칫 시야를 훼손해 길을 잃게 만들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해진 탐방로만 이용해야 한다. 샛길 출입은 길 잃음 사고뿐만 아니라 독사나 말벌 등 야생 생물에 의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는 ‘여름철 불청객, 온열질환에 대한 철저한 대비’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면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규칙적으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볕이 가장 뜨거운 12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무리한 산행을 자제하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산행 중 어지러움이나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즉시 산행을 멈추고 119나 국립공원 레인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셋째는 ‘변덕스러운 여름 날씨를 대비한 안전 장비 지참’이다.
여름의 산은 갑작스러운 국지성 호우나 낙뢰 등 기상 변화가 잦다. 비가 오면 계곡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고립될 위험이 크고, 젖은 바위나 탐방로에서 미끄러짐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출발 전 일기예보 확인은 필수이며, 비상시 체온 유지를 위한 여벌의 옷과 우비,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자연은 준비된 자에게만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안전하게 허락한다.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의 모든 직원 역시 탐방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현장 점검과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주말, 짙어지는 녹음 아래 흐르는 계룡산의 시원한 바람을 즐기러 떠나기 전, 배낭 속에 ‘안전’이라는 가장 중요한 준비물을 먼저 챙겨보길 권한다.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될 때, 계룡산이 주는 치유와 휴식은 우리 삶에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