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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전성시대라는데…생계형 적합업종 확대에 투자·수출 ‘제동’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7.02 07:00
수정 2026.07.02 07:00

두부·장류 이어 국수·냉면도 재지정

지정 요건 완화 법안 발의…확대 가능성

업계 “R&D·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

소상공인 보호와 산업 경쟁력 ‘균형’ 과제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두부가 진열돼 있다.ⓒ뉴시스

식품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푸드가 이제는 개별 기업을 넘어 하나의 국가 전략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생계형 적합업종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성장과 투자, 연구개발(R&D)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두부와 장류에 이어 최근 국수·냉면까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재지정된 가운데, 아예 품목 지정의 문턱을 낮추는 법안까지 발의되면서 기업들은 산업 경쟁력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계형 적합업종 재지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국수·냉면 제조업도 재지정됐고, 지난해 1월 장류 제조업이 재지정된 데 이어 2월에는 두부 제조업이 다시 지정됐다. 장류와 두부는 2020년, 국수·냉면은 2021년 처음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업계의 관심은 이미 지정된 품목보다 앞으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대상이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관련 법안이 발의되면서 추가 지정 여부에 따라 사업 전략과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은 소상공인단체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직접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에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업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거나 그 지정이 추진 중인 경우에만 소상공인단체의 신청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장과 대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2018년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도입됐다. 지정된 업종은 대기업의 사업 인수·개시·확장이 원칙적으로 5년간 제한된다.


한 대형마트에서 고추장 등 소스 가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 “R&D·투자 위축”…기업 경쟁력 ‘발목’


기업들은 우려가 크다. 생계형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기업·중견기업의 신규 진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 지나치게 보호하면 국내를 넘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혁신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소상공인 보호라는 명목 아래 생계형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사례가 무수히 많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한 번 지정되면 사실상 무기한 유지된다. 법적으로는 일정 기간마다 재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지만, 소상공인단체의 요구와 정치적 부담 탓에 해제 사례는 드물다.


업계에서는 장류업계처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장기간 지정될 경우 시장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신규 진입이 제한되면서 시장 확대와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제품 혁신과 소비자 선택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은 생산 물량에 상한이 설정되는 점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생산 물량에 상한(cap)이 설정된다는 점"이라며 "물량이 제한되면 기업은 시장 확대가 어려워지고, 성장과 혁신을 위한 투자 유인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수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은 R&D, 투자, 수출이 서로 연결된 구조이기 때문에 기술혁신과 투자 여력이 줄어들면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보호 효과 역시 제한적이다. 소비 트렌드가 편의점·카페·외국계 브랜드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에서 규제가 기계적으로 연장되면 소상공인 보호라는 취지도 무색해진다. 투자와 연구개발 동력이 떨어져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규제를 둘러싼 이해관계 갈등도 장기화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규제가 식품 성장 자체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대형 제조사의 물량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중소 제조사에 기술 지원, 판로·판매채널 지원 등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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