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법정기한 넘긴 최저임금 심의…“동결은 삭감” vs “버틸 여력 없다”
입력 2026.06.30 16:21
수정 2026.06.30 16:22
최임위, 10차 전원회의 개최
노사, 1차 수정안 제출 가능성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3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 시한을 넘긴 가운데, 노사가 시급 1만2000원과 동결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이어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0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 논의를 이어갔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까지인 지난 29일이었으나, 올해도 시한을 넘겼다.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법정 시한을 지킨 사례는 9차례에 그친다.
노동계는 내수 회복을 위한 대폭 인상을 거듭 촉구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법에는 노동의 가치와 소득분배의 원칙, 복지의 관점이 함께 담겨 있다”며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소비 여력을 높여 수요를 자극하는 임금 인상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제정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연계한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사회보험 및 인건비 지원방안 마련도 함께 촉구한다”며 “정부가 단기 대책이 아닌 중장기 지원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의 일자리를 진짜 위협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노동을 비용으로만 보는 기업의 비인간적인 태도와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노동 착취가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경영계의 고질적 ‘동결’ 주장은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노동자가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생존권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을 근거로 동결을 거듭 요구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올해 최저임금은 이미 1만2000원을 넘는다”며 “5대 사회보험과 퇴직급여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 근로자 1명을 고용하는 실제 인건비는 법정 최저임금의 약 1.4배인 월 26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류 전무는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채용은 엄두도 못 내고 기존 고용 유지조차 버겁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장의 지불 능력과 경제 전반의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노동계가 제시한 최초 요구안 1만2000원은 올해보다 16.3% 인상하는 것으로 과거 혼란을 불러왔던 2018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16.4%)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인상액은 1060원이었지만 지금은 1680원으로 60% 더 크다”며 “주휴수당과 각종 법정수당, 퇴직금, 4대 보험료까지 감안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은 2배 이상으로 커진다”고 우려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이제는 각자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치기보다 공통점을 찾아가고 의견 차이를 본격적으로 좁혀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에 1차 수정안 제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 최초 요구안 격차는 1680원이며, 최종 고시 시한인 8월 5일을 고려하면 최임위는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노동부에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제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