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맨손으로 잔해 파헤친다"…베네수엘라 강진 사망자 920명 넘어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27 06:30
수정 2026.06.27 07:06

5만명 생사 불명…국제 구조대 총집결

2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강진이 발생한 후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구조해 옮기고 있다. ⓒAP/뉴시스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두 차례의 강진으로 인한 피해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여전히 수만 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기준 공식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920명, 부상자는 3300명을 넘어섰다. 실종 또는 연락이 끊긴 인원은 5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진은 지난 24일 밤 수도 카라카스 인근 북부 해안에서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불과 39초 간격으로 연이어 발생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진원의 깊이가 얕았던 데다 연속 지진이 발생해 건물들이 한꺼번에 붕괴했다. 특히 해안 도시 라과이라에서는 100채가 넘는 건물이 무너져 사실상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다.


구조 현장은 열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장비와 전문 구조 인력이 부족한 탓에 주민들은 삽과 곡괭이, 맨손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치우며 가족과 이웃을 찾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벨소리와 생존자의 미약한 목소리를 단서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존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잔해 아래에서 구조 신호가 계속 포착되고 있지만 추가 생존자 구조 소식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역시 사실상 포화 상태다. 의료시설 상당수가 손상됐고 병상과 의약품이 부족해 부상자들이 병원 복도와 야외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력과 통신이 끊긴 지역도 많아 구조대는 드론과 열화상 장비, 구조견을 동원해 생존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와 체육관은 임시 대피소로 전환됐지만 식수와 식량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번 재난으로 최대 676만 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미국과 멕시코, 스페인,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은 구조대와 의료진, 구조견을 급파했고 유엔과 국제적십자사(IFRC)도 긴급 구호물자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과 함께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제재 일부 완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제 현장에는 구조 장비와 인력이 충분히 도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이번 지진은 장기간 경제난과 사회기반시설 붕괴를 겪어온 베네수엘라의 취약한 재난 대응 능력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