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에 "디지털세 도입 땐 100% 관세" 경고
입력 2026.06.27 04:07
수정 2026.06.27 07:27
"디지털세 고집하면 안돼…무역 협정보다 관세가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향해 또다시 초강경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럽 국가들이 미 빅테크를 겨냥한 디지털서비스세(DST)를 도입하거나 유지할 경우 해당 국가의 모든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하는 모든 유럽 국가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100% 관세를 즉시 적용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기존 또는 향후 체결될 어떤 무역협정보다 우선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프랑스와 덴마크,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서비스세를 유지하거나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해당 세금이 아마존과 메타, 구글 등 미국 기업만 사실상 겨냥한 차별적 조치라고 반발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경고가 지난해 체결된 미·EU 무역협정보다 우선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당시 대부분의 EU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를 15% 수준으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지만, 디지털서비스세 문제는 협상 대상에서 제외돼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이 미·EU 무역갈등을 다시 격화시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의 디지털세 논의는 미 빅테크 기업들이 유럽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세금을 낸다는 비판에서 시작됐지만, 미국은 이를 자국 기업을 겨냥한 사실상의 무역장벽으로 규정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국가별 디지털세 확산이 글로벌 무역과 투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국제 공조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실제 100% 관세가 즉시 시행될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무역법 301조를 적용하려면 조사 절차가 필요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세 정책은 최근 미국 사법부에서 위법 판단을 받은 사례도 있어 법적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