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줘 축구’의 비참한 몰락…플랜B 없는 감독의 한계
입력 2026.06.25 12:12
수정 2026.06.25 12:41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결국 우려하던 장면이 또 반복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A조 최종전서 0-1 패했다.
체코와의 1차전서 2-1 역전승을 따내며 기세를 올렸던 대표팀은 멕시코, 남아공전을 잇따라 패하면서 1승 2패(승점 3)를 기록, A조 3위로 떨어졌다. 3전 전승을 거둔 개최국 멕시코가 조 1위, 한국을 꺾은 남아공이 2위에 올라 사상 첫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다인 48개국이 참가, 각 조 1~2위팀이 먼저 토너먼트에 오른 뒤 12개 조 3위팀 중 상위 8개국이 추가로 32강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32강 진출 여부마저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패배보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내용이었다.
한국은 전반까지 비교적 대등한 흐름을 유지했다. 볼 점유율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고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도 만들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과 옌스 카스트로프를 동시에 투입하며 공격의 활로를 뚫는 듯 했으나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히려 선제 실점을 허용하자 공격이 무뎌지는 양상이 전개됐다.
선수들은 조급해졌고 벤치에서는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 막판까지 이어진 것은 최전방을 향한 단순한 롱볼과 무한 크로스뿐이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해줘 축구'라고 불리는 장면이 재연된 것.
실점 이후 '해줘 축구' 외에 플랜B는 나타나지 않았다. ⓒ 연합뉴스
사실 낯선 풍경도 아니다. 한국은 앞서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에도 선제 실점을 허용하자 조규성을 비롯한 장신 공격수들을 전방에 배치했고 측면에서 크로스를 반복적으로 공급하는 방식만 고집했다.
문제는 상대도 이를 너무 쉽게 예상했다는 점이다. 남아공은 한국의 단순한 공격에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린 채 크로스만 방어하면 됐다.
게다가 홍명보호의 ‘해줘 축구’ 크로스의 대부분은 준비 과정이 생략된 상태에서 이뤄진다. 상대 수비가 진을 친 상황에서 무작정 측면으로 공을 보내고 박스 안으로 띄우는 방식이다. 당연히 성공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멕시코전에 이어 남아공전에서도 똑같이 반복됐다.
심지어 홍명보 감독은 리드를 뺏긴 상황에서 필드에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는 무능력함을 선보였다.
대개 뒤지고 있는 팀이라면 감독이 피치 위에 올라가 적극적으로 작전 지시를 내리고 선수들의 전진을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 그러나 홍 감독은 벤치에 앉은 채 경기를 지켜봤고, 선수들은 우왕좌왕하며 어느 곳에 자리를 잡을지 허둥거리는 모습이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그러면서 홍명보호가 답답한 경기력을 보일 때 자주 등장하는 'U자형 빌드업'도 어김없었다. 수비 진영에서 시작된 공이 중앙으로 향하지 못한 채 좌우 측면과 후방만 맴도는 현상이다.
중앙 침투 움직임이 부족하고 패스 루트가 명확하게 설계되지 않다 보니 선수들은 그저 공만 돌릴 뿐이다. 공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할 뿐 상대 수비를 흔들지 못한다. 상대 입장에서는 촘촘한 수비 블록만 형성하면 문제없다.
결국 ‘이강인 크로스 해줘’ ‘손흥민 슈팅 해줘’ ‘조규성 헤딩 해줘’와 같은 기도만 반복하다 90분이 흘러가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