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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 착시효과’ KIA, 아직 넘지 못한 상위권 벽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6.25 08:26
수정 2026.06.25 08:27

양현종 5이닝 3실점 시즌 5승째 달성

키움전 전승, 반면 1~2위팀 상대로 열세

KIA 이범호 감독.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시즌 전적 8승 무패의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완승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 있다.


KIA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10-3 승리를 거뒀다. 전날 승리에 이어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조기에 확보했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베테랑 양현종이었다.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5이닝 동안 5피안타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승째를 챙겼다. 개인 통산 191승째.


1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양현종은 2~3회 키움 타선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잠시 흔들렸다. 2회 김웅빈에게 적시 3루타를 맞았고 3회에는 임병욱의 희생플라이와 김건희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양현종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위기를 넘겼고 이후 등판한 불펜진도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도 초반부터 힘을 냈다. KIA는 키움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로 1회초 선두타자 박재현의 안타와 도루, 상대 실책을 묶어 무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김도영의 2타점 2루타가 터졌고 카스트로까지 적시타를 보태며 3-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키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회말 김웅빈의 1타점 3루타, 3회말 임병욱의 희생플라이와 김건희의 적시 2루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3-3 동점이 됐다.


경기는 팽팽한 흐름으로 접어드는 듯했지만 KIA는 6회 상대 마운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나성범의 볼넷과 카스트로의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 한준수가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균형을 깼다. 이후 김선빈과 김규성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오히려 여기서부터 KIA의 집중력이 폭발했다.


4-3으로 앞선 상황서 네 타자 연속 안타가 터졌고 순식간에 점수는 9-3까지 벌어졌다. 7회에는 카스트로의 2루타와 한준수의 적시타가 더해지며 두 자릿수 득점까지 완성했다.


시즌 5승째를 달성한 양현종. ⓒ KIA 타이거즈

내용만 놓고 보면 완벽한 승리다. 문제는 상대가 최하위 키움이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 KIA는 키움을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승리까지 포함하면 무려 8전 전승이다. 상대 전적만 놓고 보면 천적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의 올 시즌 성적은 40승 1무 33패로 승패 마진은 +7. 겉으로 보면 충분히 상위권을 노릴 수 있는 성적이다. 그러나 키움전 8승을 제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나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KIA는 선두 LG 트윈스에 4승 7패로 밀리고 있다. 경기 내용에서도 LG의 세밀한 야구와 단단한 불펜진을 공략하지 못하며 막판에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2위 KT 위즈에도 3승 6패 열세다. KT의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과 짜임새 있는 타선 앞에만 서면 KIA 특유의 화력이 신기할 정도로 침묵했다. 상위권 경쟁팀들을 상대로 좀처럼 발톱을 드러내지 못하는 호랑이 군단이다.


결국 리그 1~2위팀을 상대로 7승 13패, 승률 0.350으로 밀리는 게 KIA의 현실이다. 가을야구,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고 하기에는 상위권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위안은 3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맞대결이다. KIA는 삼성을 상대로 5승 3패 우위를 점하고 있다.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상위권 팀들을 제압할 경기 운영 능력이 필수적이다. 정규시즌에서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승수를 쌓아 순위를 유지하는 전략은 유효하지만,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 패배를 상쇄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더 높을 곳을 바라볼 수가 없다.


마침 전반기에는 LG, KT를 만나지 않는다. 이후 8월 초 나란히 이들 두 팀과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이때까지 KIA가 경쟁력을 갖춰 우승 시험대에 오를 지 지켜볼 일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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