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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 보안부터 난방비까지…삼성, 집 전체를 AI로 묶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6.24 17:11
수정 2026.06.24 17:18

화성 쇼룸서 단독주택형 AI 주거 솔루션 공개

보안·누수·난방비 등 실거주 불편 겨냥

LG 스마트코티지와 다른 협업형 주거 플랫폼

"3년 내 누적 1만 가구 공급 목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 외관ⓒ임채현 기자

현관 앞에 낯선 사람이 다가서자 거실 TV 화면에 문밖 상황이 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확인한 뒤 보안업체 출동 요청까지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시연됐다. 택배가 놓이거나 사라지는 상황도 도어캠이 감지했다. 집 안에서는 홈캠과 로봇청소기 카메라가 반려동물과 아이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단독주택에서 흔히 느끼는 보안 불안을 인공지능(AI)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줄이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4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에서 단독주택에 특화된 AI 주거 솔루션을 공개했다. 지난 18일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공간제작소와 협력해 선보인 '삼성 AI 모듈러 홈'을 실제 주거 공간처럼 꾸미고, 보안과 화재·누수, 에너지 관리, 손님맞이 등 단독주택 생활 시나리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 AI 모듈러 홈은 모듈러 주택 설계 단계부터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반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스마트홈이 입주 후 가전과 센서를 따로 구입해 연결하는 방식이었다면, 삼성 AI 모듈러 홈은 주택 설계 과정에서부터 가전 규격, 급배수, 배선, 센서 위치, 가구장 구성을 함께 고려한다. 완공 뒤에는 삼성 계정 로그인만으로 가전과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이신영 삼성전자 DA사업부 그룹장은 현장에서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것은 QR 코드 하나로 완성되는 집"이라며 "향후에는 집 안의 공간과 기기가 연결되는 과정을 QR 코드 하나로 진행해 설치도 설정도 필요 없는 주거 경험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단독주택 불편, AI 홈으로 줄인다

쇼룸에서 가장 먼저 강조된 것은 단독주택 보안이었다. 단독주택은 공동주택보다 외부와 맞닿은 공간이 많고 경비 인력이 상주하지 않아 보안 불안이 크다. 삼성전자는 AI 도어캠, 홈캠, 로봇청소기 카메라를 스마트싱스로 연결해 집 안팎을 확인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현관 앞 움직임을 감지해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필요할 경우 에스원 출동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다.


삼성전자 DA사업부 뉴비즈팀 이신영 그룹장이 '삼성 AI 모듈러 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화재와 누수 대응도 주요 시나리오로 소개됐다. 쇼룸 내부에 설치된 연기 센서가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스마트싱스 알림과 함께 조명이 점멸하고, TV와 스피커가 음성으로 위험을 안내했다. 물을 사용하는 공간에는 누수 센서를 배치해 누수가 발생한 위치를 스마트싱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에너지 관리도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단독주택이 신축 아파트보다 냉난방 손실이 크고, 교외 지역에서는 도시가스 대신 등유 보일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난방비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싱스의 AI 에너지 모드는 사용 패턴을 분석해 전력 소비를 줄이고, 조도 센서와 자동 블라인드를 연동해 냉난방 효율을 높인다. 고효율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적용하면 기존 등유 보일러 대비 난방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손님맞이와 가사 자동화 기능도 체험할 수 있었다. 가족이나 지인이 도착하기 전 스마트싱스 자동화 기능을 실행하면 조명과 실내 온도, 음악을 한 번에 설정할 수 있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로 식재료를 인식해 푸드리스트에 등록하고 레시피를 추천한다.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처리하는 비스포크 AI 콤보, 바닥 상태를 인식해 청소하는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 로봇청소기도 손님맞이 전후의 가사 부담을 줄이는 기능으로 소개됐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 20평대 내부.ⓒ임채현 기자
먼저 선보인 LG '스마트코티지'와의 차이는

삼성전자의 접근 방식은 LG전자가 먼저 선보인 'LG 스마트코티지'와 차이가 있다. LG 스마트코티지는 모듈러 주택 자체와 에너지 효율, 냉난방공조(HVAC), 태양광 등 에너지 솔루션을 결합한 완성형 주거 모델 성격이 강하다. 실제 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를 세컨드하우스와 숙박시설, 기업 연수원 등으로 확장하며 공간 비즈니스를 키우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모듈러 주택 제조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전문 업체와 협력해 AI 홈 플랫폼을 주택 안에 심는 전략을 택했다. 공간제작소가 주택을 만들고,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에 연결되는 AI 가전과 IoT 기기, 보안·에너지·가사 자동화 솔루션을 결합하는 구조다. LG가 주택 완제품과 에너지 효율을 앞세웠다면, 삼성은 스마트싱스 연결성을 기반으로 실제 주거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스마트싱스 생태계 확장성도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차별점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싱스는 글로벌 가입자 4억6000만명, 370개 이상 파트너사, 4700개 이상 연동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같은 자사 AI 가전뿐 아니라 도어캠, 홈캠, 조명, 블라인드, 보안 서비스 등 스마트싱스와 연결되는 다양한 기기를 주택 설계 단계부터 묶어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3년 내 1만 가구 목표…평당 500만원부터

아직 사업은 초기 단계다. 삼성전자와 공간제작소에 따르면 현재 삼성 AI 모듈러 홈의 선주문 물량은 없는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는 단독주택을 시작으로 향후 아파트, 빌딩, 오피스, 숙박·문화 공간, 공공주택 등 다양한 공간으로 AI 홈 솔루션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그룹장은 "3년 후 누적 기준 모듈러 홈 1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공간제작소에서 삼성 모듈러 홈 기본 골조를 만드는 모습. ⓒ임채현 기자
공장에서 80% 제작…골조 기준 가격은 평당 500만원

이날 쇼룸 인근에서는 모듈러 주택의 생산 현장도 공개됐다. 공간제작소 측은 모듈러 주택의 약 80%를 공장에서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조립과 일부 마감 중심으로 공정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단열과 배관 등 주요 공정도 공장에서 반영돼 현장에서는 도배 등 일부 마감 작업만 하면 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자동화 공정을 통해 하루 2개 동을 생산할 수 있으며, 골조 기준 가격은 평당 약 500만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최근 모듈러 주택은 숙련공 부족과 공사비 상승에 대응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장에서 표준화된 방식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건축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할 수 있고, 현장 공사 기간도 줄일 수 있다. 공간제작소 측은 모듈러 주택이 기존 방식 대비 공사 기간을 약 50%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전업계가 모듈러 주택에 주목하는 이유는 개별 제품 판매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TV를 따로 파는 것을 넘어 보안, 에너지, 공조, 가사, 주거관리를 집 단위로 묶어 제공하면 소비자를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효과가 커진다. 가전 경쟁의 무대가 제품에서 공간으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가전업계의 모듈러 홈 경쟁이 단기적으로 큰 매출을 내는 사업이라기보다 미래 스마트홈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가전업체가 직접 주택 제조에 뛰어들 경우 건설사나 모듈러 주택 업체와 경쟁 관계가 될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제조사와 협력해 AI 홈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AI 모듈러 홈은 주택을 직접 제조하는 사업이 아니라, 다양한 주거 공간에 스마트싱스 기반 AI 홈 경험을 결합하는 솔루션 사업"이라며 "단독주택을 시작으로 아파트, 오피스, 숙박시설, 공공주택 등 다양한 공간 유형에 맞춰 AI 홈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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