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 대출금리 '법적비용 전가 금지'…치솟는 주담대 꺾을까
입력 2026.06.25 07:05
수정 2026.06.25 07:05
은행권 대출 문턱 일제히 상향
7월 개정안 후 0.2%p 인하 기대에도
우대금리 축소에 체감 인하 '미지수'
서울 한 금융기관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가 7%선을 돌파하는 등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는 7월부터 은행 대출금리 산출 시 법적비용 반영을 금지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가계대출 규모가 급증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을 일제히 높이는 상황에서 개정안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실제로 완화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대출 규제 카드를 잇달아 꺼내 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대면과 비대면 채널 모두에서 모기지보험(MCG·MCI) 가입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MCG는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필수로 가입하는 보험으로, 해당 보험 가입이 제한되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차감한 금액만큼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 역시 가계대출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 등 유사한 규제책을 연이어 시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MCG 및 MCI 가입을 제한해 왔다.
아울러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분이 올해 금융당국과 약속한 관리 목표치를 이미 초과함에 따라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우리은행 역시 주택담보대출 대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의 우대금리를 이달 말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 달부터 5년 변동금리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1%포인트(p) 인상된다.
전방위적 대출 규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연합회는 은행법 개정안에 발맞춰 지난 9일 대출금리 체계의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한 모범규준 개정을 완료했다.
정부가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 산정 과정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 목적은 과도한 은행의 비용 전가를 막아 차주의 실질적인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통상 대출 금리는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에 은행이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합산하고 우대금리를 빼 산출된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 항목에 각종 기금 출연금과 교육세 등의 법적 비용을 반영해 차주에게 전가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음 달부터 해당 비용이 가산금리 항목에서 전면 제외되면 차주가 부담해야 할 대출 금리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법안 발의 당시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로 평균 0.2%p 수준의 금리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일주일 뒤부터 시행될 법적비용 전가 금지 조치가 치솟는 대출금리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산금리에서 법적비용이 제외되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주담대 금리가 당장 눈에 띄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적 비용 제한으로 가산금리가 강제로 인하되더라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인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차주가 적용받는 최종 대출금리는 기존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각 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총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774조9260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4조1031억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적 비용 항목이 빠지면서 가산금리가 낮춰지더라도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자체 마진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인하 효과는 감소할 수 있다"며 "개정안의 효과는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