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코인 키운다더니 세금부터…과세 강행에 커지는 '벌세' 논란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6.25 07:05
수정 2026.06.25 07:05

민주당 "2027년 1월 과세 예정대로"

주식은 비과세인데 코인만 22% 과세

과세 폐지 청원 5만명 돌파…업계 "산업 육성보다 세금이 먼저"

"스테이킹·디파이 기준도 없어" 준비 부족 지적

정부·여당이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을 내세우면서도 내년 가상자산 과세를 강행하자 업계는 "시장 활성화와 제도 정비보다 세금이 앞섰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와 여당이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시장의 체감 온도는 냉랭하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핵심 정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가상자산 과세는 내년 1월 시행이 사실상 확정되면서다.


업계에서는 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 정비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데 과세부터 추진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 아니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열린 한 세미나에서 "2027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포함해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문제는 과세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과 달리 업계가 기대하는 제도적 기반 구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과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침체와 거래량 감소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과세 시점과 방식이 충분한 논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득이 있으면 과세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시장을 키워야 할 시기에 세금부터 부과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중심의 제한적인 상승세와 알트코인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과세가 시행될 경우 투자 매력이 더욱 떨어지면서 시장 위축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불거진 형평성 논란도 업계 반발의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소득세 체계가 유지됐다면 주식과 가상자산 모두 자본이득 과세 체계 안에서 논의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가상자산만 별도로 과세되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투자소득세 체계였다면 누릴 수 있었던 손실 이월공제 등의 혜택은 배제한 채 가상자산만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2%를 과세하는 구조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최대 55%에 달하던 종합과세 체계를 주식과 동일한 20% 분리과세 체계로 전환하려는 이유 역시 금융상품에는 금융소득세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일관된 원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가상자산 시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과세 준비 부족 문제도 제기된다.


주식시장은 증권사가 거래 내역을 일괄 관리하고 세금을 원천징수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가상자산은 거래소뿐 아니라 개인 지갑과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스테이킹, 에어드롭 등 다양한 형태로 거래가 이뤄져 일률적인 과세 기준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스테이킹 보상이나 디파이 수익에 대한 과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해 보상으로 받은 경우 수령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할지, 실제 매도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할지에 대한 세부 기준이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과세 시행을 앞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차익 실현 매물이 증가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일부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자산을 이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하면 과세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 디파이 거래는 수익 확인이 훨씬 복잡하다"며 "신고 부담을 피하려는 자금이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세수 확보는 물론 시장 투명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산업 제도화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논의 중인데 세금부터 걷겠다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며 "주식은 손익통산과 계산 지원 체계가 마련돼 있지만 가상자산은 관련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만 먼저 시행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한 제도 정비 없이 과세가 시작되면 투자자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자칫 과세가 아니라 벌세라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