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美 주도 '팍스 실리카' 합류…AI·반도체 동맹 확대
입력 2026.06.24 06:00
수정 2026.06.24 07:07
ASML 갈등에도 동맹 강화…AI판 '경제 안보 나토' 구축
네덜란드 펠트호번에 있는 반도체 장비 회사 ASML 로고. ⓒAP/뉴시스
미국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팍스 실리카'에 네덜란드가 공식 합류했다. 세계 최고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의 참여로 미국의 대중국 기술 견제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외교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 실리카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팍스 실리카는 미국 국무부가 주도하는 AI·반도체 공급망 협의체로, 첨단 반도체와 AI 인프라, 핵심 광물, 에너지 공급망을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결정은 미국과 네덜란드가 ASML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국은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 제한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일부 장비의 중국 판매와 유지보수 문제를 놓고는 입장 차이를 보여 왔다. 특히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대중국 수출통제 강화 법안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네덜란드가 팍스 실리카에 참여하면서 미국은 AI 시대 핵심 공급망을 둘러싼 기술 동맹 확대에 중요한 성과를 거두게 됐다. 로이터는 네덜란드의 참여를 "미국 기술 외교의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현재 회원국으로는 한국과 일본, 영국, 호주, 싱가포르,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대만은 공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협력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유럽연합(EU)도 향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고리인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가 합류함에 따라 팍스 실리카가 사실상 AI 시대의 '경제 안보 동맹'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이 군사동맹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넘어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술 블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