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푸대접 받은 이란 “환대에 감사, 평화와 존중 함께 하길”
입력 2026.06.23 17:42
수정 2026.06.23 17:42
강호 벨기에와 무승부를 기록한 뒤 서로를 격려하는 이란 선수들. ⓒ AP=뉴시스
우여곡절 끝에 전쟁으로 관계가 껄끄러워진 미국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르게 된 이란이 평화와 존중, 우정을 기원하는 자필 메모를 남겨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란축구협회는 23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야후 스포츠에 게재된 기사를 소개하면서 “이란 대표팀이 벨기에와 무승부를 거둔 뒤 미나브 학교 공습 사건에 대한 감동적인 메모를 라커룸에 남겼다”라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같은 경기장에서 펼쳐진 조별리그 1차전서 뉴질랜드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이란은 G조 2위에 자리하며 32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2차전 일정을 마친 이란 대표팀은 3차전이 예정된 시애틀로 이동하기에 앞서 라커룸에 자필 편지를 남겼다.
이란 대표팀은 메모에서 “우리는 자랑스럽게 LA에 왔고, 명예롭게 경쟁한 뒤 존엄을 지키며 떠난다”라며 “LA가 보내준 환대와 180분 동안 우리를 위해 마음과 목소리, 영혼을 바쳐 응원해준 이란인에게 감사한다. 모든 국가에 평화와 존중, 그리고 우정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또 메모 중간에는 미국의 폭격으로 숨진 어린이들을 기리는 '#168 # 미나브'를 적기도 했다.
미국에 푸대접을 받은 가운데 현재까지 이란이 이룬 성과는 값지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중동 분쟁이 촉발된 이후 이란은 우여곡절 끝에 미국서 열리는 이번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하지만 미국은 앞서 전쟁으로 관계가 껄끄러워진 이란 축구대표팀에 대해 선수 전원의 입국을 허용했지만, 이란 축구연맹 사무총장과 선수단 단장을 비롯한 일부 스태프들에게는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또 미국은 이란을 향한 엄격한 입국 제한 조치로 경기 전날 입국을 허용했다.
이로 인해 이란 대표팀은 베이스캠프가 있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훈련하다가 경기 전날에야 미국에 입국한 뒤 곧바로 출국하는 힘겨운 일정을 소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