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축제만으론 안 된다"…관광도시 경쟁력 키울 해법은?
입력 2026.06.22 17:10
수정 2026.06.22 17:14
야놀자리서치, 관광도시 경쟁력 지수 첫 발표
도시 브랜딩 등 6대 관광 활성화 전략 제안
"체류·소비 늘릴 관광 콘텐츠·연결성 강화 필요"
야놀자리서치는 22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한국 관광도시 경쟁력 평가 및 강화 방안' 세미나를 열고 국내 최초 관광도시 경쟁력 지수(YCCI)를 발표하며 관광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6대 전략을 제시했다.ⓒ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관광산업이 국가경제를 뒷받침할 핵심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명 관광지나 축제 유치 경쟁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도시 브랜딩을 구축하고,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소비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야놀자리서치는 22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한국 관광도시 경쟁력 평가 및 강화 방안' 세미나를 열고 국내 최초 관광도시 경쟁력 지수(YCCI)를 발표하며 관광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6대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관광산업을 단순한 서비스업이 아닌 국가 전략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관광산업은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핵심 산업"이라며 "공급자 중심의 관광정책에서 벗어나 관광객이 무엇을 경험하고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분석하는 소비자 중심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관광객을 단순 방문객이 아닌 '소비인구'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놀자리서치가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비 증가 효과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 8.2명은 소비인구 1명 증가와 유사한 소비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약 19.6명이 소비인구 1명 증가 효과와 맞먹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한국 관광산업은 잠재력에 비해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TTC에 따르면 한국 관광산업의 GDP 기여도는 3.8%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인 9.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관광산업 고용 비중 역시 4.7%로 일본(8.2%)과 태국(19.0%)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연구진은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문제로 서울 집중 현상과 지역 관광의 경쟁력 부족을 꼽았다. 실제 방한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서울 관광이 곧 한국 관광'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국내관광 수요도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여행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숙박시설 가격(69.1%)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식음료 가격(41.1%), 관광 콘텐츠 다양성 부족(33.1%), 과도한 상업화(27.3%)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 관광상품의 획일화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유사한 시설과 축제가 전국적으로 반복 조성되면서 지역 고유의 매력이 희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전국에는 출렁다리 254개, 관광용 케이블카 43개, 레일바이크 약 25개, 지역축제 1260개 등 유사한 관광 콘텐츠가 다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야놀자리서치는 관광객의 실제 경험과 평가를 기반으로 관광도시 경쟁력을 측정하는 YCCI를 개발했다.
YCCI는 전국 255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해 관광객 언급량을 기반으로 한 '인지도·명성'과 감성 분석을 활용한 '매력도'를 평가한다. 관광객 수나 시설 규모보다 실제 관광객이 도시를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는지를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평가 결과 종합 경쟁력 부문에서는 서울 송파구가 1위를 차지했다. 매력도 부문은 부산 수영구, 인지도·명성 부문은 서울 종로구가 각각 1위에 올랐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가 22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한국 관광도시 경쟁력 평가 및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야놀자리서치는 YCCI가 단순히 도시 간 순위를 매기기 위한 지표가 아니라 지역별 관광 경쟁력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관광도시가 지역 특성과 경쟁력 수준에 맞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관광도시 경쟁력 강화 6대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고객 다변화 ▲관광도시 브랜딩 ▲관광지·관광상품 포트폴리오 최적화 ▲프로모션 효율화 ▲인프라(교통·정보체계) 효율화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특히 지역마다 유사한 관광시설과 축제를 조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 도시만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브랜딩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양의 서핑, 강릉의 커피, 대전의 빵, 보령의 머드축제처럼 관광객이 도시를 떠올렸을 때 즉시 연상할 수 있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광객의 이동 동선을 고려한 교통·정보체계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관광객은 행정구역 경계를 따라 움직이지 않는 만큼 도시 단위가 아닌 권역 단위 관광 전략이 필요하며, 일본 간사이 관광권처럼 여러 도시를 하나의 관광권으로 연결해 체류기간과 소비를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프로모션 역시 단순 홍보보다 실제 방문과 소비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광 프로모션은 광고·홍보와 판매·촉진으로 구분되는데, 앞으로는 관광객의 이동과 소비를 직접 유도하는 판매·촉진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교통비 부담을 줄이는 모빌리티 연계형, 현금성 혜택을 제공하는 금전적 인센티브형, 특정 계층을 겨냥한 타깃 맞춤형, 관광지와 교통·숙박을 묶은 통합 패키지형 프로모션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정치주기와 순환보직, 부서 간 칸막이, 지자체 간 경쟁으로 인해 관광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지역관광조직(DMO)을 중심으로 한 협력체계 구축과 데이터 기반 성과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진정한 관광 강국은 몇몇 대표 도시만 성장하는 나라가 아니라 전국의 도시들이 각자의 고유한 매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나라"라며 "도시별 경쟁력을 정확히 진단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 관광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