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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이어 SM도 국내 선예매…케이팝 공연 티켓팅 새 표준 될까 [D: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6.21 13:21
수정 2026.06.21 13:21

하이브 일부 공연 이어 SM 주요 아티스트도 국내 선예매 도입

리셀 방지·국내 팬 접근권 강화 속 글로벌 팬 배려는 과제

케이팝(K-POP) 공연 시장에서 한국 거주 팬에게 먼저 예매 기회를 주는 ‘국내 선예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4월 엔하이픈(ENHYPEN) 서울 공연에서 국내 팬클럽 선예매가 먼저 진행되며 팬들의 호평을 얻은 데 이어, 최근 하이브 산하 신인 코르티스(CORTIS)도 국내·글로벌 선예매를 분리해 운영했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도 레드벨벳(Red Velvet), 에스파(aespa), 엔시티드림(NCT DREAM) 공연에 국내 선예매를 도입하면서, 대형 기획사의 공연 운영 방식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엔시티드림은 8월 22~23일 양일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10주년 기념 파티 ‘더 스윗 드림 호텔’을 개최한다.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엔시티드림은 8월 22~23일 양일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10주년 기념 파티 ‘더 스윗 드림 호텔’(THE SWEET DREAM HOTEL)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멜론티켓에서 국내와 글로벌 선예매를 분리해 진행한다. 오는 23일 국내 선예매가 먼저 열리고 이후 글로벌 선예매와 일반 예매가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공연을 앞두고 있는 레드벨벳과 에스파 역시 같은 흐름을 택해 멜론티켓에서 국내 선예매와 글로벌 선예매를 분리해 진행한다.


SM 소속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빅히트 신인 보이그룹 코르티스도 같은 방식을 택했다. 이는 지난 4월 엔하이픈 사례 이후 이어진 변화다. 당시 엔하이픈은 서울 공연 예매에서 국내 팬클럽 선예매를 먼저 진행했다. 국내 예매 페이지에서 인증을 받아야 티켓팅이 가능한 구조였고, 해외 팬들은 이후 글로벌 예매를 통해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아직 하이브 전체 레이블과 아티스트로 국내 선예매가 일괄 확대된 단계는 아니지만, 엔하이픈 이후 코르티스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국내 공연에서 국내 팬이 먼저 예매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국내 선예매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해외 매크로와 리셀 문제가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열리는 케이팝 공연은 국내 팬과 해외 팬이 같은 조건에서 예매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해외발 매크로를 활용한 대량 부정 예매, 높은 가격의 리셀, 대리 예매 문제가 반복됐고, 정작 공연이 열리는 지역의 실수요자인 국내 팬들이 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커졌다. 특히 국내 팬들은 한국 공연임에도 예매 과정에서 국내 거주 팬에게 별도 보호 장치가 없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팬클럽 멤버십을 보유하고 있어도 해외 리셀러, 대리 예매업자, 매크로 이용자와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실수요자가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페이지 선예매는 이런 불만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책 중 하나로 거론돼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국내 공연인 만큼 국내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진행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해외 팬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공연이 열리는 지역의 팬들에게 일정 부분 접근권을 먼저 보장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티켓베이

공연 시장의 리스크 관리와도 맞물린다. 오는 8월부터 개정된 공연법이 시행되면 암표와 부정판매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된다. 기존에는 매크로를 이용한 부정 구매·판매 여부가 쟁점이었다면, 개정된 법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웃돈을 붙여 판매하거나 알선하는 행위까지 규제하는 방향으로 확대된다. 부정판매 수익 몰수·추징, 과징금 부과 등도 가능해진다. 암표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기획사와 예매처가 예매 단계부터 실수요자를 선별하고 리셀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국내 선예매가 암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만능책은 아니다. 국내 인증 계정을 활용한 대리 예매나 계정 거래, 예매 이후 양도·리셀 문제는 여전히 남을 수 있다. 국내 페이지에서 먼저 예매가 열린다고 해도, 본인 확인이 느슨하거나 현장 입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글로벌 팬의 소외 논란도 고려해야 한다. 케이팝은 이미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성장한 산업이고, 해외 팬들 역시 한국 공연을 보기 위해 멤버십 가입과 원정 비용을 감수한다. 국내 선예매가 무조건 국내 팬에게만 유리한 구조로 굳어질 경우, 글로벌 팬덤 입장에서는 역차별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연인 만큼 국내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티켓팅 단계에서 기준을 어떻게 둘 것인지는 업계에서도 고민이 큰 부분”이라며 “케이팝 공연은 글로벌 팬덤을 전제로 운영되는 만큼 해외 팬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국내 선예매와 글로벌 예매를 나누는 시도 자체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케이팝 공연 시장은 팬덤 규모가 커진 만큼 티켓팅 경쟁도 과열됐다. 국내 공연에서조차 국내 팬이 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불만은 더 이상 일부 팬덤의 불평으로만 보기 어렵다. 국내 선예매가 케이팝 공연 티켓팅의 새 표준이 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팬들이 요구해온 변화가 실제 시스템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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