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커피 시대에도 1초에 170개 팔렸다…맥심 모카골드의 장수 비결
입력 2026.06.19 10:20
수정 2026.06.19 10:23
ⓒ동서식품
커피 소비 방식이 빠르게 다양화되는 가운데 커피믹스 시장의 대표 제품인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가 출시 37주년을 맞았다.
커피전문점, 캡슐커피, RTD 커피 등이 일상화되며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졌지만, 커피믹스는 여전히 가정과 사무실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맥심 모카골드의 최근 1년간 누적 판매량은 약 53억 개로 집계됐다. 단순 환산하면 1초에 약 170개가 판매된 셈이다.
1989년 출시된 이후 30년 넘게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간편성, 균일한 맛, 가격 경쟁력, 생활 밀착형 소비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커피 선택지 늘었지만 커피믹스 수요는 지속
국내 커피 시장은 최근 수년간 고급화와 세분화 흐름이 뚜렷해졌다.
커피전문점에서는 디카페인, 콜드브루, 대체유 라테 등 다양한 메뉴가 확산됐고, 가정에서는 캡슐커피와 드립백 등 홈카페 제품군이 성장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RTD 커피 제품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도 커피믹스는 별도 장비 없이 물만 있으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일정한 소비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사무실 탕비실, 가정, 식후 휴식 시간 등 반복적인 소비 상황에서 여전히 활용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커피믹스가 프리미엄 커피와 직접 경쟁하기보다 ‘일상형 커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커피전문점 커피가 취향 소비에 가깝다면, 커피믹스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앞세운 습관형 소비에 가깝다는 것이다.
ⓒ동서식품
37년 장수 배경은 ‘표준화된 맛’
맥심 모카골드는 1989년 출시됐다. 동서식품은 1976년 커피믹스를 선보인 이후 국내 커피믹스 시장을 이끌어왔으나, 1980년대 후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소비자 기호에 맞춘 제품 개발에 나섰다.
당시 제품 개발의 핵심은 커피의 진한 맛과 부드러움, 단맛, 깔끔한 뒷맛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었다.
동서식품은 원두 로스팅 강도, 추출 공정, 커피·설탕·크리머 배합 등을 조정하며 대중적인 맛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커피믹스 제품의 경쟁력은 맛의 균일성에 있다. 커피전문점이나 원두커피는 원두, 추출 방식, 장비, 제조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지만 커피믹스는 상대적으로 일정한 맛을 제공한다.
맥심 모카골드가 장기간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도 이른바 ‘황금 비율’로 불리는 배합 경쟁력과 관련이 깊다.
동서식품은 장기간 축적한 소비자 조사와 제품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품 배합을 유지·개선해왔다. 이는 커피 시장이 다양화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익숙한 맛을 계속 찾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탕비실 커피에서 감성 브랜드로 확장
맥심 모카골드의 과제는 장수 브랜드가 흔히 직면하는 이미지 노후화다. 오랜 기간 가정과 사무실 중심으로 소비되면서 중장년층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최근 체험형 마케팅과 광고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하고 있다. 제품의 기능적 장점뿐 아니라 커피 한 잔이 주는 휴식과 정서적 경험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모카골드 팝업 카페다. 동서식품은 2015년부터 부산, 전주, 군산, 경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체험형 공간을 운영해왔다.
다방, 책방, 사진관, 우체국, 라디오 방송국, 골목, 가옥 등 지역성과 레트로 감성을 반영한 콘셉트를 적용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지난해 경주에서 운영한 ‘맥심 가옥’ 역시 제품 체험을 넘어 브랜드가 지닌 정서와 공간 경험을 결합한 사례로 꼽힌다. 맥심 모카골드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복고풍 공간 연출은 젊은 소비층에게도 인증형 콘텐츠로 소비됐다.
신규 광고로 ‘한국인의 소울커피’ 강조
최근에는 배우 박보영을 모델로 한 신규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광고는 ‘지금 행복하자, 지금 행복 한잔’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일상 속에서 맥심 모카골드가 함께해온 장면을 담았다.
광고 후반부에는 ‘이 행복은 소울이 안다, 한국인의 소울커피’라는 카피가 등장한다. 이는 맥심 모카골드를 단순한 인스턴트 커피가 아닌 한국인의 일상과 기억에 자리 잡은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커피믹스는 국내 소비자에게 특정 생활 장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출근 직후 사무실에서 마시는 한 잔, 식사 후 나누는 커피, 집 안 찬장에 비치된 노란 봉지 등 반복적인 경험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형성해왔다.
커피 시장 세분화 속 ‘생활형 커피’ 입지 유지
커피 시장의 세분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맛과 원두, 카페인 함량, 가격, 편의성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커피를 선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커피믹스의 성장성은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 있지만, 생활형 커피로서의 수요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맥심 모카골드는 신제품 경쟁보다 장수 브랜드의 안정성과 반복 구매에 기반한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매번 새로운 커피를 찾는 동시에, 익숙하고 간편한 커피도 함께 소비한다는 점에서 커피믹스의 역할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맥심 모카골드가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한 연구와 함께 커피 한 잔이 주는 여유와 행복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제품 개발과 소비자 접점 확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