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도 치료한다"… 대웅제약, 미래 먹거리로 '역노화' 낙점
입력 2026.06.17 15:38
수정 2026.06.17 15:42
원천기술 직접 확보… 한올과 노화 신약 '맞손'
회복한 현금 창출 능력으로 역노화에 실탄 집중
대웅제약 사옥 전경.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세포 시계를 되돌리는 '역노화'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 바이오텍의 원천 플랫폼 기술을 인수해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의 신약 개발을 직접 챙기기로 결정했다. 고령화로 인해 커지고 있는 역노화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달 미국 턴바이오테크놀로지스의 mRNA 기반 역노화 플랫폼 ERA(Epigenetic Reprogramming of Aging)를 파산 경매 낙찰을 통해 인수했다. ERA는 노화로 기능이 떨어진 세포를 유전자 차원에서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이번 자산 인수로 대웅제약은 역노화 기술의 원천 플랫폼을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가 추진 중인 ERA 플랫폼 기반 노화성 안과, 이과(귀) 질환 치료제 개발에 힘이 실리게 됐다. 사업 원천과 개발 주체를 모두 아우르게 되면서다.
역노화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 사례가 없는 초기 기술이다. 보통 신약 시장은 효능과 별개로 처음 출시된 약(퍼스트 인 클래스)의 선점효과가 뚜렷하다. 대웅제약이 임상조차 본격화되지 않은 역노화 분야에 대한 원천 플랫폼 확보에 나선 것도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침 투자 여력도 충분했다. 현 시점에서 대웅제약의 수익성이 부진해 보이는 핵심 원인은 대규모 설비투자(CAPEX) 때문이다. 투자 부담을 키운 마곡 C&D센터, 나보타 3공장 등 생산 시설 확대는 오는 3분기 마무리가 예정돼 있다. 두 시설이 완공되면 그동안 실적을 짓눌러 온 일회성 투자 부담도 함께 걷히게 된다.
영업으로 유입되는 실제 현금도 올해 1분기 들어 크게 늘었다. 오는 4분기부터는 잉여현금흐름(FCF)도 흑자로 돌아설 여지가 크다. 본업으로 확보한 현금을 역노화라는 장기 프로젝트에 투입할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제약 산업은 특성상 영업손익 등 수익성 지표뿐만 아니라 본업을 통해 얼마나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대웅제약의 경우 계속 늘어나고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OCF) 규모나 추세를 고려했을 때, 연구개발(R&D) 비용 등 상시 발생하는 투자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이를 기반으로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안과·이과 영역의 노화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원천 플랫폼에 대한 글로벌 독점 권리를 확보한 만큼 사업화 운신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전 원천 기술을 선점하며,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릴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ERA 기반 치료제의 구체적인 개발 단계와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시점은 공개가 어렵다"면서도 "역노화 연구는 하나의 질환을 넘어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중요한 성장 분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원천 플랫폼 확보를 통해 노화 질환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R&D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